검찰 “법률상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JTBC 보도 캡처
간호사를 꿈꾸던 19살 대학생이 자취방에 침입한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체포됐다가 당일 풀려났다.
1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지난 10일 사망했다. 그는 자취방에 무단 침입한 전 남자친구의 폭행으로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한쪽 눈이 멍든 채 부풀어 올라 잘 감기지 않았고, 목에도 졸린 흔적이 있었다. 다리에도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뇌출혈 진단도 받았다.
전 남친은 A씨의 자취방 비밀번호를 알아내 들어온 뒤 자고 있던 A씨의 위에 올라타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피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거제의 한 병원에서 일주일 넘게 치료받던 A씨는 지난 10일 새벽 상태가 악화됐다. 부산이나 창원 지역 대학병원으로 이송하려고 했으나 6개 병원에서 못 받겠다고 거절당했다. 그사이 4시간이 흘렀고, 결국 A씨는 숨졌다. 경찰은 A씨 사망 후 가해자를 긴급체포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가해자는 풀려났다. 검찰에서 긴급체포 불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건 발생 당일 가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상해 사실을 인정한 점, 그로부터 10일 후 경찰이 가해자에게 연락해 주거지 인근에서 만나 긴급체포하고 피의자가 이에 응한 점 등에 비춰 긴급체포 법률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긴급체포를 불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상 긴급체포를 하려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검찰은 또 “부검이 이뤄지기 전에 긴급체포가 돼 부검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며 “긴급체포 불승인 후 경찰에서 부검영장을 신청했으므로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긴급체포를 불승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장례 절차를 중단하고 “입관식 때 (딸의 시신을) 봤는데 그 눈 그대로였다. 한쪽 눈이 다 안 감겼다”며 절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