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정위, KH그룹 6개사에 510억400만원 과징금 부과
KH필룩스·전자·건설·강원개발, 배상윤 회장 檢고발
“KH, 낙찰자·들러리 측 나눠 투찰 정보 공유 후 낙찰”
“정부·공공기관 자산 매각 입찰 관련 담합 감시 강화”

3년 전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관련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것으로 조사된 KH그룹 소속 6개 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51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이 중 담합 행위를 주도한 KH필룩스·KH건설·KH강원개발·KH농어촌산업 등 4개 법인과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17일 KH필룩스·KH전자·KH건설·IHQ·KH강원개발·KH농어촌산업 등 6개 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10억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원철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KH그룹 소속 6개 사의 담합 행위 제재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KH그룹, ‘낙찰자’·‘들러리’ 역할 정해 조직적 투찰
이 사건 입찰은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 매각을 목적으로 2020년 10월부터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 평창 일대에 조성된 사계절 복합관광 리조트로, 2018년 2~3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요 경기장으로 이용됐다.

초기 입찰 과정은 난항이었다. 2020년 10월~2021년 1월 진행된 4차례 입찰에서 입찰 절차의 첫 단계인 ‘인수의향서 제출’에 참여한 기업들은 존재했으나, 최종 투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3·4차 입찰을 거치면서는 매각 예정 가격(낙찰가의 하한선 격)이 각각 10%, 20%씩 낮아졌다.

2021년 4월 강원도개발공사는 기준가(약 9700억원)의 80%(약 8000억원)까지만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 규정을 개정해, 70%(약 7000억원)까지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즉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는 예정가를 30%까지 감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5차 입찰에서는 30% 감액이 적용된 약 6800억원의 예정가격으로 공개 입찰이 진행됐다.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공개경쟁입찰 경과.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KH그룹 계열사인 KH필룩스와 KH건설의 담합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입찰에 앞선 2021년 5월 초 KH필룩스와 KH건설은 각각 특수목적법인인 KH강원개발, KH리츠(現 KH농어촌산업)를 설립했다. 직원 없는 1인 기업으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다. 이후 KH전자와 IHQ는 각각 KH강원개발, KH리츠의 지분을 인수하고, 입찰보증금을 대여하는 등 합의에 가담했다. 즉 KH필룩스 측(KH강원개발·KH전자)은 ‘낙찰 예정자’로, KH건설 측(KH리츠·IHQ)은 ‘들러리’ 역할을 하기로 짬짜미한 것이다.

황원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5차 입찰 투찰 당일인 2021년 6월 18일 들러리인 KH리츠 측이 예정가격에 근접한 6800억10만원에 먼저 투찰한 후 그 결과를 KH강원개발 측에 텔레그램으로 공유했다”며 “KH강원개발은 KH리츠의 투찰 금액을 확인한 후 6800억7000만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5차 입찰 관련 KH그룹의 합의·실행 구조도.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담합 주도” 배상윤 KH그룹 회장 대검 고발
공정위는 이들이 구(舊)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8호의 입찰 담합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51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입찰 계약 금액에서 5% 기준율(중대한 위반 행위 해당)을 적용해 산출된 것이다. 낙찰자 측 3개사가 340억300만원, 들러리 측 3개사가 170억1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공동 납부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에 더해 해당 사건에 깊숙이 가담한 KH필룩스·KH건설·KH강원개발·KH농어촌산업 등 4개 사와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로 했다. 황 국장은 “배 회장은 일련의 과정과 세부 사항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는 등 이 사건 담합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방공기업이 소유한 대규모 공공기관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입찰에서의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을 엄정 제재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자산 매각 입찰과 관련된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행위 적발 시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0792 [2보] 공수처, '골프접대 의혹' 이영진 헌법재판관 무혐의 랭크뉴스 2024.04.19
10791 '이스라엘 보복 공격' 코스피·코스닥 '출렁' 랭크뉴스 2024.04.19
10790 [2보] 한총리 "국립대 건의 수용…내년 의대 신입생 자율모집 허용" 랭크뉴스 2024.04.19
10789 [속보] 의대 정원 조정된다…정부 “50~100% 자율모집 수용” 랭크뉴스 2024.04.19
10788 윤 대통령 지지율 23%, 11%p 급락… 취임 이후 가장 낮아 랭크뉴스 2024.04.19
10787 [1보] 한총리 "국립대총장 건의 수용…2025년 의대 자율모집 허용" 랭크뉴스 2024.04.19
10786 “ㅎㅎ되게 까다로우시네” 신입사원에 이런 메일 받았다면? 랭크뉴스 2024.04.19
10785 "이스라엘과 사업 말라" 사무실 점거 구글 직원 운명은? 하루 만에 모두 해고 랭크뉴스 2024.04.19
10784 여친 성폭행 막은 남친 '지능장애'…'징역 50년' 항소한 그놈의 변론 랭크뉴스 2024.04.19
10783 이스라엘, 이란 본토 공습…6일 만에 재보복 랭크뉴스 2024.04.19
10782 내가 지은 서울 빌라가 ‘물딱지’ 되다니…빡빡한 신통기획 기준에 피해자 생겨 랭크뉴스 2024.04.19
10781 우승후보 호주 침몰 '대이변'‥신태용호에 인도네시아 '열광' 랭크뉴스 2024.04.19
10780 경찰, '참의사·파견 공보의' 리스트 유출한 의사들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4.04.19
10779 "또 영남 탓? 물에 빠진 당 누가 구해줬나" 윤상현에 직격 랭크뉴스 2024.04.19
10778 폐업 모텔 화장실서 기초수급자 추정 70대 백골로 발견 랭크뉴스 2024.04.19
10777 진주보다 영롱한 나비 알…꽃처럼 뒤죽박죽 태어나는 ‘4월 여름’ 랭크뉴스 2024.04.19
10776 “이스라엘, 이란에 미사일 공격”…‘핵시설 밀집’ 이스파한 공항 폭발음 랭크뉴스 2024.04.19
10775 "이스라엘, 공격 받았던 미사일 발사지점 보복" 랭크뉴스 2024.04.19
10774 "싸구려 빗 때문에 머리 뽑혔다"…목욕탕 업주에 소송 건 50대女 랭크뉴스 2024.04.19
10773 “중국 주요 도시 절반 가라앉는 중”…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탓 랭크뉴스 20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