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영풍 “지분 30%까지 늘리겠다” 통보
고려아연 2차전지 사업 진출도 반대
영풍 “고려아연, 이미 우호지분 확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최소 2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이 고려아연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2차전지 사업에 반대하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독립경영 체제를 갖추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에 영풍그룹을 설립한 이후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는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해 왔다. 고려아연은 장씨 일가가 최대 주주인 영풍이 소유하되, 경영은 최씨 일가가 맡아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영풍은 2022년 중순 최 회장 측에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을 30%까지 늘리겠다”고 통보했다. 2021년 말 기준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27.49%였다. 영풍이 지분을 늘리려 했던 이유는 기획재정부가 그해 발표한 익금불산입률 상향 정책 때문이다.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각 사 제공

세법은 이중과세를 조정하기 위해 기업이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으면 일정 비율을 ‘익금불산입(益金不算入)’하도록 한다. 익금(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생긴 수익)으로 산입하지 않으면 기업은 그만큼 세금을 덜 낸다. 당시 기재부 안에 따르면 자회사 지분율이 30% 미만이면 익금불산입률이 30%인데, 30% 이상~ 50% 미만이 되면 익금불산입률이 80%로 높아진다.

영풍의 주식 매입 계획은 진행되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지분 확대 의사를 밝히자 한화와 현대차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오히려 영풍의 지분율을 떨어뜨렸다. 고려아연은 2022년 8월 한화의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보통주 99만3158주를 발행했고, 작년 8월에는 현대차 해외법인에 104만5430주를 발행했다. 전체 주식 수가 늘면서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 26.11%로 2년 전보다 낮아졌다.

영풍 관계자는 “영풍의 지분은 늘리되 장씨 일가가 가진 지분은 그만큼 낮춰서 총지분율은 유지하겠다고 고려아연 측에 사전에 얘기했다”며 “영풍이 주식을 사겠다고 얘기하기 전부터 고려아연은 한화 등 우호지분을 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도 반대했다. 두 그룹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영풍이 2차전지 사업을 직접 하려고 고려아연의 계획에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2020년 3월 동박 생산과 판매를 담당할 자회사 케이잼을 설립했다. 당시 영풍도 2차전지 사업 진출을 검토했고 2022년에 세계 최초로 건식용융 방식의 폐배터리 재활용 파일럿(시험) 공장을 가동했다. 폐배터리에서 리튬은 90% 이상, 니켈·코발트·구리는 95%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영풍의 입김에서 벗어나 독립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해 영풍과의 거래를 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은)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신사업 계획에 반대하는 것은 경영간섭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독자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영풍과의 관계를 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055 [단독] '고문치사' 연루로 컷오프…정의찬, 국회의장실 채용 내정 랭크뉴스 2024.06.11
12054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비상…둔촌주공 '중품아' 무산되나 랭크뉴스 2024.06.11
12053 한일 화해무드 1년에도 한국 58%·일본 46% "부정 평가" [한일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4.06.11
12052 "예쁜 사진 질렸다"…中서 난리난 '못생기게' 만드는 AI 필터 [세계 한잔] 랭크뉴스 2024.06.11
12051 [영상] "평화는 돈으로 구걸하는 게 아니라 힘으로 쟁취하는 것" 랭크뉴스 2024.06.11
12050 [김대일 칼럼]등록금 자율화해야 사학과 대한민국이 산다 랭크뉴스 2024.06.11
12049 “엄인숙, 남편 입원중 강제관계 임신…사망 보험금 타” 랭크뉴스 2024.06.11
12048 국무부 “남북 긴장 고조 예의주시…북·러 군사협력 가장 우려” 랭크뉴스 2024.06.11
12047 巨野 사상초유 독주, 與 국회 거부 태세…'반쪽 개원'에 정국 급랭 랭크뉴스 2024.06.11
12046 동네의원까지 휴진 동참에 의정 갈등 재점화…환자는 또 '뒷전' 랭크뉴스 2024.06.11
12045 중환자실 갔던 유재환 “살아나버렸다”…5일 전 유서엔 랭크뉴스 2024.06.11
12044 도이치모터스 수사 급물살…檢 "김여사 명품백 소환때 동시조사" 랭크뉴스 2024.06.11
12043 ‘한방’ 없었던 애플 인텔리전스… MS ‘AI 생태계’ 주도권 강화할 듯(종합) 랭크뉴스 2024.06.11
12042 ‘품질의 대명사’ 일본차가 어쩌다...세계 최대 車 도요타의 추락 랭크뉴스 2024.06.11
12041 정치 실종이 부른 ‘권위의 충돌’…시민들 “의료현장 돌아오라”[뉴스분석] 랭크뉴스 2024.06.11
12040 "굴릴 곳 마땅찮네" 대기자금 다시 여기 왔다…올해 28조 증가 랭크뉴스 2024.06.11
12039 재개발 ‘가이드라인’이 갈등 ‘불쏘시개’ 됐다[올앳부동산] 랭크뉴스 2024.06.11
12038 의료계 '집단휴진' 강행 고수… 정부, 진료·휴진신고명령 강경 대응 랭크뉴스 2024.06.11
12037 尹, 국빈 방문에 투르크 60억 달러 플랜트 수주 기대감↑ 랭크뉴스 2024.06.11
12036 본회의서 야권 단독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랭크뉴스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