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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습이 벌어진 3월2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하늘에서 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거의 매일 러시아군의 공습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주말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이스라엘 영공 방어에 자기 일처럼 나서는 것을 지켜보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세계는 이제 이스라엘의 동맹국과 이웃나라들이 영공에서 한 행동을 통해 협력이 테러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지켜보았다”며 “테러는 어디서나 완전히 물리쳐야 할 대상이다. 어디서는 더 물리치고, 또 어디서는 덜 물리쳐도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의 적극적인 이스라엘 지원에 인색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빗대며 서운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정책을 대놓고 비판하는 걸 삼갔다는 걸 감안하면, 에둘러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13일 밤 직접 이스라엘로 향하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300여기를 요격하기 위해 함께 나섰으며, 그 결과 99%를 요격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2년 넘게 거의 매일 밤 러시아의 공습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등을 막기 위해 미국 등 서방에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망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은 지지부진하다.

러시아군의 항공탄 FAB-500이 1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불발된 채 떨어져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하르키우 주민 아밀 나시로프(29)는 “이스라엘에 로켓이 날아다닐 때 전세계가 관심을 보인다”며 “반면 여기에 로켓이 날아다닐 때 이스라엘처럼 우리 하늘을 지키는 미국 항공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바보같은 짓이며 위선이다. 우크라이나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략 이후 미국과 유럽에 러시아군의 미사일을 방어할 방공망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과 독일은 내내 머뭇거리다 이듬해 봄이 되어서야 패트리엇 미사일과 발사대 몇 기를 보냈을 뿐이다. 이들은 F-16 전투기 지원 요청에도 확전 우려를 이유로 못 본 척 하다가 겨우 지원에 나섰지만, 비행사 훈련 등을 이유로 실전 투입은 몇 달 더 지나야 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탄약 및 다른 장비 부족으로 러시아군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민간 시설이 무방비로 공격당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주에만 드론 130기, 미사일 80기, 유도폭탄 700기를 우크라이나 전역에 쏟아부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의 공습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을 보호하려면 패트리엇 미사일과 발사대 25기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지난주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만나 “우선 패트리엇 7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보렐 대표는 “서방엔 대략 패트리엇 100기가 있지만 그들이 간절하게 요청하는 7기도 제공해줄 수 없다”고 한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볼로디미르 두보비크 국제연구소(ICI) 소장은 “사람들이 미국에 실망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은 전쟁 수행에 결정적인 요인이었으나 이제 거대한 느림보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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