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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슈거의 함정
‘아스파탐’부터 ‘만니톨’ ‘알룰로스’까지
과당과 달리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
“하루 섭취 허용량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비만·당뇨 환자가 늘면서 설탕처럼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낮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제로 슈거’ 콘셉트 진로 포스터 /하이트진로 제공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설탕이 아닌 대체 감미료 ‘스테비아’를 넣은 ‘처음처럼 새로’(360mL 기준 326㎉)로 큰 인기를 끈 이후, 이달 초에는 스테비아와 알룰로스를 쓴 과일 맛 소주 ‘새로 살구’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설탕 대신 ‘알룰로스’와 ‘수크랄로스’로 단 맛을 낸 제로(Zero·0) 칼로리 죠스바와 스크류바 제품을 출시했다. 스테비아 알룰로스 수크랄로스는 같은 양에 설탕보다 단 맛을 내는 대체 감미료다. 설탕의 칼로리가 100g당 400㎉라면, 알룰로스는 같은 양에 40㎉이니 같은 양에 열량은 10분의 1만 낸다. 비만·당뇨 환자가 늘면서 설탕처럼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낮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설탕 대신 쓰이는 대체당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공 감미료들, ‘대체’ 뭐가 다른 걸까
16일 업계에 따르면 탄산음료는 물론 커피·차·에너지 음료, 나아가 소주 시장에서도 ‘제로’를 표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제로 슈거 제품은 쉽게 말하면 기존 제품에 넣었던 과당(果糖) 대신 대체 감미료를 넣은 제품이다. 과당은 꿀이나 과일에 들어 있는 단당류다. 제로 슈거 식품을 만들 때는 단당류가 아닌 합성(인공) 감미료인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 천연당 알룰로스, 당알코올 에리스리톨 만니톨 자일리톨 등을 쓴다. 이들 대체당은 과당만큼 달콤하지만, 몸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돼 열량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인공감미료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은 1980년대부터 쓰인 ‘아스파탐’이다. 아스파탐은 아미노산계 합성 감미료인데, 당도가 설탕의 200배에 이를 정도로 너무 단맛 때문에 비만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IARC(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해 논란이 있었다. 이후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산하 JECFA(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가 한국의 아스파탐 1일 섭취 허용량(체중 1kg당 40mg)이 안전하다고 평가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식품 시장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스테비아’는 식물의 잎, 종자 등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다. 스테비아는 남아메리카의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식물을 뜻하는데, 여기서 추출한다. 요즘 유통가에서 각광받는 제로 슈거 소주를 만들 때 주로 스테비아를 넣는다. 스테비아는 단맛이 설탕의 300~900배로 아스파탐보다도 강하지만 열량이 거의 없고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다.

대체감미료의 작용 방법/조선DB

‘알룰로스’는 무화과, 건포도, 밀 등에서 추출한 천연당이다. 설탕과 비교해 같은 칼로리에 20배의 단맛을 낸다. 과거에는 과당에서 알룰로스를 뽑아내는 수율이 낮았는데, 이걸 극복하면서 널리 쓰이게 됐다. 알룰로스는 스테비아와 마찬가지로 98%가 몸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혈당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콜레스테롤 같은 중성지방 흡수를 억제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음료수 중에는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와 ‘밀키스 제로’가 알룰로스로 단맛을 냈다.

2000년 롯데제과가 내놓은 자일리톨 껌에 들어있는 자일리톨도 대체 감미료의 일종이다. 자일리톨은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자일란에서 얻은 자일로스에 수소를 결합해 만든 당알코올이다. 에리스톨, 락티톨, 만니톨, 말티톨, 소비톨 등 마지막 글자가 ‘올(ol)’로 끝나는 인공감미료가 당알코올에 속한다. 스테비아 알룰로스와 비교하면 열량이 높아서 ‘저당 감미료’라고 불린다. 당알코올의 일종인 말티톨은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는데, 100g당 열량이 210㎉로 설탕의 절반 정도다. 다만 에리스리톨은 위장관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과민대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피해야 한다고 한다.

“살 빼려고 대체당 찾다가 ‘단맛’ 중독될 수도”
체중 조절을 위해 식이 조절이 필요한 사람, 혹은 당뇨 환자에게 대체 감미료 제품이 반가울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제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무조건 칼로리가 ‘0′이거나, 탄수화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 섭취 허용량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탕과 대체 감미료를 궐련 담배와 전자 담배로 비교했다. 설탕이 궐련 담배이고, 대체당은 전자담배인 식이다. 배 교수는 “어차피 단 음식을 먹는다면, 대체 감미료를 섭취하는 것이 설탕보다는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설탕이 아니라도, 단맛을 내는 음식을 먹게 되면 단 음식을 찾는 습관을 들고, 이는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설탕보다 칼로리가 낮은 대체 감미료를 첨가한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우울증 스트레스 수치가 높다는 연구가 있다”라며 “대체 감미료를 오랜 기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안전한 지는 아직 연구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체 감미료의 장기적인 혈당 개선 효과가 밝혀지지 않았다”라고도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알룰로스의 1일 섭취 허용량은 54g, 스테비아의 1일 섭취 허용량은 50g이다. 따라서 제로 음료라고 해서 하루 6~7캔씩 마신다면 대체 감미료 하루 섭취 허용량을 초과하게 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배 교수는 “무가당 음료를 마시다가, 가당 음료를 마시게 될 수 있다”며 “건강을 생각하면 물을 마시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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