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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강남 좌파가 맞다”고 했던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이 실제로도 서울의 소득 상위 9·10분위(20% 이상) 지역에서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혁기(왼쪽부터) 춘추관장,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일정총괄팀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영찬 홍보수석의 모습. 뉴시스

16일 중앙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서울 지역 동(洞)별 개표결과를 분석한 결과, 조국혁신당은 서울의 행정동 425곳 중 109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을 앞섰다.

특히 가구당 평균소득 상위 9·10분위(월평균 세후 소득 489만원 이상) 행정동 40곳은 모두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민주연합보다 높았다. 조국혁신당이 앞선 나머지도 69곳의 가구당 평균 소득도 ▶8분위 50곳 ▶7분위 17곳 ▶6분위 2곳으로 모두 상위 50% 포함 지역이었다.

반대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분위 이하(하위 50%·월평균 244만원 이하)인 모든 행정동에선 민주연합이 조국혁신당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한 축이던 ‘강남좌파’가 대거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①강남 3구
박경민 기자

특히 국민의힘이 전승을 거둔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민주연합에 크게 앞섰다. 강남구에서 조국혁신당은 19.25%, 민주연합은 14.91%를 얻었고 서초구에서도 조국혁신당 20.29%, 민주연합 15.59%였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67개 행정동 가운데 47곳(70.1%)에서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서울 내 유일한 평균소득 10분위(월평균 694만원 이상) 행정동인 강남 대치1동에서는 조국혁신당이 1751표를 얻으며 987표를 얻은 민주연합에 6% 포인트가량 앞섰다. 소득 9분위인 서초 반포2동에서도 국민의미래 56.5%, 조국혁신당 15.6%, 민주연합 8% 순이었다. 같은 9분위 동네인 송파 잠실2동(국민의미래 46.5%, 조국혁신당 22%, 민주연합 13.1%)에서도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높았다.



②사교육 중심지
박경민 기자

조국혁신당은 강남 대치동뿐 아니라 ▶양천 목동 ▶노원 중계동 등 사교육 중심지에서도 선전했다. 특히 양천 목5동에서는 민주연합(3020표)이 조국혁신당(5113표) 보다 2000표 이상 뒤졌다. 노원 중계1동에서는 조국혁신당(3680표)과 민주연합(3087표)의 표 차이보다 조국혁신당과 국민의미래(3907표)와의 격차가 더 적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조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심각한 흠결로 보지 않는 정서도 깔려있는 것 같다”며 “오히려 포퓰리스트적인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드러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③중상층 밀집 지역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조국혁신당은 강서구 행정동 20곳에선 염창동 1곳에서만 민주연합을 273표(1.2%) 앞섰다. 염창동은 소득 8분위인 곳으로 강서에서 가장 소득분위가 높은 곳이다. 강북에서도 가장 부유한 동네인 삼각산동(7분위)에서만 조국혁신당(4567표)이 민주연합(4006표)을 제쳤고, 구로에서도 신도림동(8분위)과 항동(7분위) 등 2곳에서만 앞섰다.

전문가들은 강남좌파의 등장이 지지층 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 전 부원장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 지지층이던 ‘강남좌파’들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며 “전통 지지층이었던 ‘강남좌파’와 지금 민주당의 핵심인 ‘개딸’과의 경쟁의 서막이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한 조국 대표와 당선인들. 연합뉴스

조 대표는 지난 15일 총선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민주당보다 빨리 문 전 대통령을 찾았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6일 CBS 라디오에서 “문 전 대통령이 조국혁신당에 대중적인 정당으로 발전하라고 한 것도 민주당과 경쟁하는 정당으로 성장하라는 주문”이라며 “민주당으로서는 굉장히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조 대표의 과거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4월 17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조국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좌파는 진보의 외연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며 “잘살면서 진보를 추구하는 것만 비난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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