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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다시 목포 신항입니다.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것들 계속해서 떠올려 보겠습니다.

우리는 10년 전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하려다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선생님들을 기억합니다.

이 중 한 명인 김초원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아버지의 노력 끝에 순직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4월 16일 오늘은 그의 서른 여섯 번째 생일이기도 한데요.

이해선 기자가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를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초원아 오늘은 예쁜 공주 서른여섯 번째 생일이구나. 처음으로 제자들과 수학여행을 간다고 설레고 긴장된다고 하던 그때 그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1988년 4월 16일생, 살아있었다면 오늘로 만 36살이 됐을 김성욱 씨의 딸 초원 씨는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교사였습니다.

선생님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맡게 된 반이었습니다.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이제 굉장히 설레고 떨리고 막 그랬었죠. (학부모님들이) 애들 잘 부탁한다 문자 오는 걸 그 당시에 보여주고 그러더라고요."

제자들은 선생님을 위해 배 안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었습니다.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학생 한 명이 선생님 큰일 났다고 막 누구 아프다고 그래서 이제 초원이가 막 깜짝 놀라면서 쫓아내려갔대. 내려가서 이제 문을 여니까 학생들이 막 환호성을 지르면서 생일 노래를 불러주면서 케이크를 주고‥"

그것이 마지막 생일파티가 될 줄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튿날 아침, 배가 기울어지자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겠다며 아래층으로 내려간 초원 씨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고, 주인을 잃은 생일카드는 뒤늦게 아빠에게 전달됐습니다.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생존한 학생 중에 1명이 이걸 가져왔어. 그때는 굉장히 그 당시에는 막 정신이 없었어요. 울고불고 하느라고‥"

하지만 애끊는 슬픔에도 아빠는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초원 씨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이걸 알려야되겠다. 범국민적으로. 그때부터 열심히 운동을 했죠. 뭐 서명도 받고 오체투지도 하고‥하루도 마음 편하게 안 지냈어요."

생업까지 포기하며 뛰어다닌 아빠의 노력으로 참사 발생 약 3년여 만에 순직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순직인정 전화를 받고) 너무 좋았죠. 눈물이 막 그냥 거기서 땅바닥 주저앉아 울었죠."

초원 씨의 모교에는 초원씨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어깨에는 나비가 달렸습니다.

'제자들과 꿈을 안고 날아가라'는 아빠의 바람이 담긴 나비입니다.

[김성욱/고 김초원 선생님 아버지]
"지금도 내가 우리 초원이 주민등록증하고 국가유공자 유족증하고 지갑에 같이 넣어 다니면서 하루에 몇 번씩 꺼내봐요. 그냥 우리 초원이 그렇게 좋아하던 제자들하고 그 먼 곳으로 갔는데 거기서 그냥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는 만나겠죠?"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김준형 / 영상편집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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