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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에서 열린 국제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이상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선두에서 달리던 케냐 선수 3명이 결승선 앞에서 속도를 줄이며 중국 선수에게 우승을 양보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축구 승부조작으로 몸살을 겪은 중국 스포츠계에 다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하프마라톤 대회.

결승선을 100여 미터 앞둔 시점, 선두를 달리던 케냐 선수 3명이 점점 속도를 줄이더니, 중국 선수를 돌아보고 먼저 가라는 듯한 손짓을 합니다.

[마라톤 중계 방송 : "소통과 교류를 하면서 선수들이 더욱 빨리 달릴 수 있지 않습니까? (맞아요.)"]

중국 선수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고 불과 1초 차이로 케냐 선수 3명이 공동 2위를 차지했습니다.

우승한 허제 선수는 중국 마라톤 신기록 보유자로 올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경기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 되면서 중국 누리꾼들은 승부조작이 의심된다며 선수 4명의 성적을 취소하고, 대회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댓글을 잇따라 올렸습니다.

[허제/중국 우승 선수 : "우리 중국 운동선수를 믿고, 우리 중국인을 믿으세요. 우리를 헐뜯지는 말아주세요."]

케냐 선수 한 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전적인 보상은 없었고 친구라서 도왔다"고 해명했습니다.

케냐와 중국 선수 모두 같은 중국 스포츠용품 업체가 후원하고 있고 이번 대회도 후원했습니다.

베이징 체육국은 승부 조작이 있었는지 특별 조사에 나섰습니다.

SNS의 경기 영상은 일부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승부조작으로 축구대표팀 감독과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스포츠계가 또다시 조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사명환/영상출처:하오칸·바이두/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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