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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태영건설 채권단 18곳 상대 설명회
경영 책임 원칙따라 무상감자 비율 차등화
대주주 지분가치 900억→4억 낮아져도 출자전환으로 지분율 오히려 올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채권단이 16일 열린 주요 채권단 대상 기업 개선 계획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 들어서고 있다. 2024.04.16. 정효진 기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 채권단이 100대 1 비율로 대대적 감자(자본금 감축)와 1조원 수준의 대규모 출자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회계상 자본금을 줄이고 대출채권을 지분투자로 변경해 손실을 털어버린다는 이야기다. 통상 대규모 감자를 추진하면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되는데, 태영건설은 지주사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주주 지분율이 오히려 올라간다.

KDB산업은행은 16일 채권단 18곳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안을 논의했다.

이번 기업개선계획안의 최대 쟁점은 대주주 무상감자 비율, 구체적 출자전환 규모였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6356억원 적자로 집계돼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주주 무상감자 후 채권단 출자전환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높았다.

산은이 마련한 기업개선계획 초안에는 태영건설 대주주 주식은 100대 1, 기타주주는 2대 1로 차등화해 무상감자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영에 실패한 대주주 책임을 더 크게 지우기 위해 감자 비율을 달리한 것이다. 태영건설의 최근 시가총액이 900억원임을 고려할 때 대주주 지분 가치가 4억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태영건설 대주주가 경영권을 잃고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무상감자 후 대출 채권을 지분투자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산은은 대주주는 대여금 등 기존채권의 100%, 금융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하도록 했다.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여한 자금 4000억원 전액, 채권단의 기존 채권 약 7000억원 중 절반이 출자전환된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태영건설 기존 대주주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분율이 오른다. 태영건설 기존 대주주의 현재 지분은 41.8%(티와이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윤세영 창업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0% 등)인데 출자전환 후 60% 안팎으로 높아진다.

통상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대주주가 경영권을 상실하는 일이 많지만, 2020년 두산중공업 워크아웃 당시 두산그룹이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해 2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대주주 지분율을 유지시킨 바 있다.

산은은 “대주주는 보유 채권을 전액 자본확충에 투입함으로써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고 금융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금융채권자는 태영건설의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제2차 협의회에서 의결한 신규 자금과 신규 보증도 지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태영건설 PF사업장 처리방안을 보면, 본PF 사업장 40곳 대부분은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분양률 10% 미만 사업장 한 곳은 청산이 결정됐다. 청산이 결정된 사업장은 수분양자에게 계약금이 반환된다. 한편, 착공 전인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 20곳은 1곳만 사업이 진행되고 나머지는 시공사가 교체되거나 청산된다.

주채권은행은 18일 전체 채권단을 대상으로 추가 설명회를 연 뒤 기업개선계획을 금융채권자 협의회에 부의할 계획이다. 2주간 서면으로 채권단 동의 여부를 받아 기업개선계획이 최종 결의되면, 한 달 이내에 기업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고 공동관리절차에 들어간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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