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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롯한 사직 전공의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데에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일조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16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를 하려면 박 차관의 경질이 선행조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대표를 포함한 전공의 1360명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 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지난 15일 고소했다. 전체 전공의 1만5000여 명 중 10% 정도가 고소에 참여한 셈이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정책 등을 무리하게 강행하며 각 수련병원장에게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발령하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대한의사협회(의협)도 같은 논리로 조 장관과 박 차관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언론 브리핑 중인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 뉴시스

정 전 대표는 “박 차관이 경질된다면 정부가 달라졌다는 신호로 보일 것”이라며 “그럼 전공의들도 (현재보다는) 전향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탕핑(躺平·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 전략으로 일관하는 전공의들 태도가 박 차관이 물러난다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을 정부에 요구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기본 입장은 같지만,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박 차관 경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고소는 대전협과 별도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고소 전공의 “환자에겐 정말 죄송”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진료센터에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장·차관 고소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A :
박 차관을 개인적으로 고소하려고 했는데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의견이 있을까 궁금해 대전협 SNS 방에 알렸다. 생각보다 많이 참여했다고 생각한다.

Q :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A :
우리는 (장·차관에게) 직접 피해를 봤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으니 급여도 안 나오고, 다른 병원에서 일도 못 한다. 굶겨 죽이겠다는 거다. 복지부는 비상진료체계에 문제없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사직서를 수리해도 되지 않나.

Q :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나온 것인가.

A :
총선하고는 무관하다. 지금쯤이면 우리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판단했다.

Q : 의대 증원은 어떤 입장인가.

A :
인턴이던 2020년 지방 소도시에 살던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원인은 심장내과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심장질환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병원이 부족한 것이다. 증원이 필수·지역 의료 위기의 대안은 아니다. 다만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면 협의를 통한 증원은 가능하다고 본다.

Q : 병원을 떠난 지 두 달이 돼간다. 환자에겐 어떤 말을 하고 싶나.

A :
빈말이 아니라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국민께서 (전공의를) 정치 싸움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환자 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롯한 사직 전공의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 전 대표는 일반 회사에 다니다 36세 때 의학전문대학원에 갔다. 40대에 수련 과정을 밟은 늦깎이 의사다. 일반의를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환자를 낫게 하는 수련 과정이 즐거웠다”고 답했다. 그는 “수련을 택하는 사람 대부분은 환자 치료에 뜻이 있는 의사들”이라며 “이번 업무개시 명령 등으로 의대생 사이에서 수련을 안 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갈등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의대 교수들을 향해서는 “돌아오라는 말에 배신감을 느꼈다”라며 “교수보다 정부와 싸워줄 수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에 힘을 실어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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