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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이 1400원 가까이 치솟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상장사들의 결산 배당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받는 배당금은 6조원이 넘는다. 환 손실 부담으로 외국인이 배당금을 한꺼번에 달러로 바꾸면 달러 수요가 더 몰려 원·달러 환율 오름세를 부채질할 수 있는 상황이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가 많은 유가증권시장 종목 100개 중 55개가 이번 주부터 다음 주(4월 15일~26일)까지 지난해 말 결산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 기준일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와 1주당 현금 배당액을 분석한 결과, 55개 종목이 외국인에게 주는 배당금만 총 6조102억원이다.

그래픽=정서희

삼성전자의 외국인 배당 지급액이 1조1636억원으로 가장 많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보통주 1주당 361원을 배당금으로 주기로 했고, 배당기준일(2023년 12월 31일)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는 32억2330만주다. 이어 ▲기아 9109억원 ▲현대차 6620억원 ▲삼성화재 4055억원 ▲삼성전자우 2174억원 ▲KT 2156억원 순이다.

매년 4월은 국내 기업들의 결산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다. 연간 배당 지급의 60% 이상이 몰려 있고, 외국인 역시 대규모 배당금을 수령한다. 하지만 올해는 환율 상황과 맞물리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 넘게 하락하며 주요 31개국 중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가운데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선호가 뚜렷해졌다.

외국인 입장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시 환차손이 커지는 만큼 배당금을 받아 국내 주식에 재투자하지 않고 달러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 달러 수요가 늘면 환율 오름세를 더 부채질하고, 외국인이 더 많은 국내 주식을 던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기아는 전날 외국인에 9000억원 넘게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이날 외국인은 기아 주식 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22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400원을 넘긴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정보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시장에선 환율이 더 뛸 수 있다고 본다.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원·달러 환율 상단을 각각 1440원, 1420원까지 열어뒀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4월은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달러 유출 가능성이 큰 달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단을 높여 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한국은행과 정부가 잇달아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진정 국면을 찾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31분쯤 1400원까지 치솟았으나,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뒤 1394.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올랐지만, 15주 중 11주 동안 외국인이 ‘사자’를 지속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환율만으로 외국인 수급을 점칠 수 없다는 의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 = 외국인 순매도’ 공식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며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설 여지는 있겠지만, 그 강도와 지속성이 얕고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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