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당시 구조 나선 동거차도 조광원씨
10년 지났지만 마음이 짠해
10년 전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어촌계장이었던 조광원(71)씨가 지난달 22일 오전 동거차도 자택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날을 떠올리며 말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유리창을 깨고 로프줄이라도 넣어 한명이라도 더 구조하지 못한 것이 참 한스러워요.”

조광원(71)씨가 지난 3월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집에서 단원고 2학년 8반 고 안주현군의 어머니 김정해(54)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읊조렸다.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인 김씨는 진도군 팽목기억관에서 방문객 등을 맞는 지킴이 활동(2024년 3월18~20일)을 한 뒤, 동거차도를 찾아 조씨 집에서 머물렀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약 1㎞ 떨어져 있는 동거차도의 어촌계장이었던 조씨는 10년 전 그날 사고 소식을 듣고 주민들과 함께 구조 활동에 나섰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햇빛도 나고, 바가지를 타고도 다닌다고 할 정도로 바다가 잔잔했어요. 아침 6시에 도착해서 40분 정도 작업을 하다가 허리를 한번 폈는데 맹골도 쪽에서 큰 배가 내려오더라고요.”

조씨는 미역을 채취하러 이른 아침부터 바다로 나갔던 2014년 4월16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제주나 부산으로 가는 여객선이겠거니…’ 하고 귀가한 조씨는 아침 9시께 서울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다. “‘조 사장, 동거차도 뒤 병풍도가 있는 곳에서 여객선이 사고로 침몰했다는데 그게 뭔 소리여?’ 이러는 거예요. ‘아까 본 그 배구나’ 직감이 딱 오더라고….”

“지금도 항에 묶여 있는 (참사 직후 유가족들이 구입해 팽목항과 세월호 침몰 현장을 오가던 배) 진실호를 보면 그때 생각이 나요. 당시 조명탄이 마을에 떨어져 산불도 났었고.”

강산이 변할 만큼 세월이 흘렀지만, 세월호는 그에게도 커다란 상흔을 남겼다. “10년이나 지났으니, 이젠 괜찮지 하면서도 이렇게 들추니 마음이 안 좋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당시 팽목항과 세월호 침몰 현장을 오가기 위해 구입한 진실호(가운데)가 지난달 23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부둣가에 묶여 있다. 선체에 ‘진실’이라고 적힌 글씨가 반쯤 지워져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세월호 10년, 진실 보도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한겨레 후원하기 https://campaign.hani.co.kr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겨레>는 기사 댓글로 인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 기사의 댓글 창을 닫습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0136 "빠라바바람~" 시작하던 '수사반장'...이제훈이 '젊은 최불암'으로 돌아온다 랭크뉴스 2024.04.18
10135 법무부, 내주 가석방심사위…尹대통령 장모도 심사 대상 랭크뉴스 2024.04.18
10134 홍준표 “제가 만든 룰이지만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해야” 랭크뉴스 2024.04.18
10133 [단독] 산양 10마리 중 6마리 탈진해 굶어 죽었는데... 원인 규명조차 못하는 정부 [위기의 도심동물들] 랭크뉴스 2024.04.18
10132 홍보는 열심, 관리는 뒷짐…“다시 도시” [청년농부 절망보고서]④ 랭크뉴스 2024.04.18
10131 증권가는 아직 괜찮다지만… 외인 이탈에 달러·원자재 동반 강세까지 ‘수상한 거시 환경’ 랭크뉴스 2024.04.18
10130 “하늘에서 위조지폐가”···5만원권 복사해 창밖에 뿌린 40대 실형 랭크뉴스 2024.04.18
10129 서울·이천·용인 등서 2만가구 쏟아진다…5월 분양 ‘큰장’ 랭크뉴스 2024.04.18
10128 "시 예산으로 푸바오 데려오자"‥서울시 답변은? 랭크뉴스 2024.04.18
10127 미 시내 거리로 뛰쳐나온 서커스 코끼리…한바탕 소동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4.18
10126 일본 시코쿠 해협서 규모 6.6 지진…"원전 이상 없어" 랭크뉴스 2024.04.18
10125 전 남친에게 맞은 여성 숨졌는데‥1차 부검 이뤄지기도 전에 풀어줘 랭크뉴스 2024.04.18
10124 새 학기 끝났는데도 광주서 중고 교복이 잘 팔리는 이유[현장에서] 랭크뉴스 2024.04.18
10123 대통령님, 하고 싶은 것 빼고 다 하세요 [뉴스룸에서] 랭크뉴스 2024.04.18
10122 낮 최고 27도 ‘초여름 더위’···황사에 주의하세요 랭크뉴스 2024.04.18
10121 "너무 예뻐" 난리났는데…맥주 회사 '복고폰' 살 수는 없다 왜? 랭크뉴스 2024.04.18
10120 30억 원대 사기범‥12년 만에 쿠웨이트서 붙잡혀 랭크뉴스 2024.04.18
10119 '박영선·양정철 검토' 보도에 발칵‥인선 '난맥상' 랭크뉴스 2024.04.18
10118 '식탁 필수품' 가격도 오른다…"원초 값 상승 못버텨" 랭크뉴스 2024.04.18
10117 파주 4명 사망, 그날엔…“남성들 살인모의, 구타 흔적” 랭크뉴스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