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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대회 한 달 앞당겨 개최, 육상연맹에 공문 접수
3월 첫 일요일 도쿄마라톤과 참가선수 경쟁 불가피
3·1절 개최 의미도 더해… 정치·외교적 파장도 예상
홍준표(오른쪽) 대구시장이 지난 7일 대구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7분 3초로 우승한 케냐의 스테픈 키프롭에게 우승 월계관과 상금을 시상하고 격려하고 있다. 우승 상금은 16만 달러까지 가능하지만 기록별로 상금을 주는 대회 규정에 따라 2시간 6분을 넘기면서 10만 달러를 받게 됐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매년 4월 개최해 온 국제대회인 ‘대구마라톤대회’를 내년 3월 1일에 열기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매년 3월 첫째 주 일요일 진행되는 일본 도쿄마라톤과 유명 선수 출전을 둘러싼 경쟁이 불가피하다. 세계 6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자리를 굳힌 도쿄마라톤과 3·1절에 정면 승부를 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라 육상계는 물론 지자체, 정치·외교적 파장도 예상된다.

15일 대구시와 대한육상연맹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 12일 육상연맹에 내년 대회 개최 날짜를 3·1절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최일정변경 의견수렴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올해 대구마라톤(4월 7일) 다음 날인 지난 8일 간부회의에서 “내년에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3·1절에 여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대구마라톤이 3·1절에 개최되면 올해 3월 3일 열린 도쿄마라톤과 참가 선수를 놓고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통상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달리는 엘리트 선수들은 한 대회를 마치고 컨디션 회복에 한 달 넘게 걸려 도쿄와 대구 대회 둘 다 참가할 수는 없어서다. 대구마라톤 날짜를 매년 3·1절로 못 박을 경우 2026년 3월 1일은 일요일이라 도쿄마라톤과 아예 같은 날 대회가 치러질 수도 있다.

대구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선수들이 지난 7일 대구스타디움을 출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특별히 도쿄마라톤을 의식한 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4월보다 한 달 앞당겨 선선한 날씨에 대회를 치러 기록 향상 등을 통해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실제 홍 시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통상 마라톤대회는 섭씨 10도가 넘으면 기록이 저조하다”며 “우승자 기록이 종전 기록에 미치지 못해 세계 최고 상금을 주지 못해 유감”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구마라톤은 올해 대회 엘리트 부문 우승 상금을 지난해 4만 달러에서 올해 최고 16만 달러로 4배 인상하고, 총시상금도 지난해 22만 달러에서 86만 달러로 올리는 등 상금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엘리트 우승 상금 규모만 놓고 보면 세계 4대 마라톤 중 하나로 꼽히는 보스턴 대회(15만 달러)보다 많다. 그러나 올해 대구 대회에서 2시간 7분 3초로 우승한 케냐의 스테픈 키프롭은 기록별로 상금을 주는 규정에 따라 2시간 6분을 넘기는 바람에 10만 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이에 앞으로는 높은 상금에 걸맞은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게 홍 시장 복안이다. 대구마라톤 공동주최 기관인 육상연맹 측도 “대구시 공문이 막 접수돼서 이제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연맹이 정치나 외교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구마라톤의 3·1절 개최가 결정되면 대회 성격도 시민 참여 위주의 생활체육에서 엘리트로 전환될 전망이다. 3월 초면 꽃샘추위가 남아 있어 가족이나 친구 단위 참가는 저조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대구마라톤 5km 대회에 참가한 한 20대 대구시민은 “올해는 날씨가 화창한 4월 초라 친구와 함께 뛰었지만 3·1절이라면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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