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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준호 증인신문 첫번째로 하겠다”
배재현 측 “진술 일관되지 않아...신중해야”
스튜디오드래곤 창립...CJ→카카오行
“바람픽쳐스 수사로 심리적 압박감”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첫 번째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검찰)

“검찰이 이준호 증인의 심문기일을 앞당기고자 하는 것은 일관되지 않은 진술이 현 상태대로 법정에 노출되기를 의도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측)

지난 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카카오의 SM 시세 조종 사건 공판준비기일. 향후 증인신문 절차에 대해 논의하던 검찰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측이 실랑이를 벌였다. 이 사건 피의자로 입건된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증인신문 순번을 두고 검찰은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하고, 변호인 측은 재판부에 “신중하게 판단해달라”고 맞붙었다. 카카오의 엔터업 투자에 깊숙이 관여한 내부 관계자인 이 부문장의 발언에 검찰의 수사 성패가 달렸고 이에 배 대표 측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 연합뉴스

배 대표는 작년 2월 16~17일, 27~28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경쟁하던 다른 엔터 업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 533회에 걸쳐 고가 매수한 시세조종 혐의로 작년 11월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런 과정에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 부문장,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배 대표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배 대표와 강 실장, 이 부문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배 대표에 대해서만 발부됐다. 배 대표는 지난달 보석 석방됐다.

검찰은 재판부에 이 부문장을 첫 번째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이 재판 핵심 쟁점이 카카오 측 배재현과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창배의 공모 관계이고, 이를 피고인 측에서 전면 부인하고 있다”라며 “이 부분 사실관계에 대해 잘 아는 이준호에 대한 증인신문을 첫 번째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부문장은 CJ ENM의 간판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창업한 주역으로 엔터업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의 드라마 제작사 스토리플랜트(현 메가몬스터) 대표를 맡았다가 이 회사가 카카오 계열로 편입되면서 적을 옮겼다. 이후 카카오M(현 카카오엔터) 영상콘텐츠사업부문장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배 대표 변호인 측은 “이 부문장이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청구받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신중하게 증인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일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카카오의 SM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20년 카카오엔터가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시세보다 높은 200억원에 사들이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포착했다. 바람픽쳐스 대주주는 이 부문장의 아내 배우 윤정희씨다. 이 부문장이 아내 회사에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인수 대금을 부풀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문장과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두 번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 기업가치는 소속된 스타 PD와 작가 몸값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바람픽쳐스는 다른 엔터업 인수합병(M&A) 사례를 고려해도 몸값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고, 심지어 아내 회사란 점을 검찰이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라며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상관없이 이 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 자체가 이 부문장에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 부문장 수사 과정에서 SM 주가 조작 사건에 도움이 될 만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문장이 카카오그룹의 유력 임원이자 회사의 각종 투자에 관여한 인물이란 점에서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부문장은 검찰이 카카오와 원아시아 간 연결고리로 지목한 ‘그레이고’의 대표로 재직하기도 했다. 2017년 설립된 그레이고는 원래 카카오엔터가 지분 40% 가까이 소유한 자회사로 연예인들이 의류나 화장품 브랜드와 제휴해 직접 상품을 소개하는 상거래 플랫폼이다. 매년 적자를 내 카카오엔터 입장에서 골칫거리였는데 원아시아가 2022년 1000억원을 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레이고 거래를 한 뒤엔 카카오엔터가 원아시아가 최대 주주인 방송 제작사 아크미디어에 350억원을 투자했다. 외견상 주고받기식 거래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와 원아시아의 이런 관계가 시세조종 공모로 이어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문장은 카카오와 별개로 원아시아와 ‘예당’이란 공통 분모도 있다. 이 부문장이 과거 몸담았던 드라마 제작사를 예당엔터테인먼트가 2008년 인수했고 이후 이 회사를 인수한 웰메이드예당(현 이매진아시아)은 2016년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가 대표로 있던 현금자동인출기(ATM) 제조업체 청호컴넷을 최대 주주로 맞았다. 지 대표는 청호컴넷 창업자의 아들이다. 지 대표는 운영하는 회사와 관련한 배임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검찰은 15일 지 대표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먼저 양측이 이견이 없는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음달 7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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