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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들끓은 국내 여론 압박에 직접 공격 감행
②중동 '저항의 축' 맹주로서 위신도 세웠다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 오판이었다"
14일 새벽 이란의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공방어시스템 가동 모습이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관측되고 있다. 아슈켈론=로이터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하늘에는 이란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300여 기가 날아들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스라엘과 국제사회가 술렁였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타격이 사상 최초여서다. 45년간 '그림자 전쟁'에 머무른 이스라엘과의 전쟁 문법을 이란이 다시 썼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란은 다시 한 발 물러섰지만 양국 관계와 전쟁 판도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은 왜 그림자 벗었나



이란과 이스라엘이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계기로 반목한 이래 양국은 직접적인 무력 충돌 대신 '그림자 전쟁'을 벌여 왔다. 이란은 '저항의 축'(중동 내 반이스라엘·반미 진영) 대리 세력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사이버 공격·이란 핵 과학자 암살 등의 방법으로 물밑 공격을 해왔다.

그런데 이란이 변했다. '이스라엘 본토 직접 타격' 카드를 처음 꺼낸 것이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이날 이란 국영TV에서
"새로운 방정식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제 이스라엘이 이란의 시민·이익을 공격한다면, 이란이 (직접) 보복할 것
"이라고 공언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14일 이란 수도 테헤란 영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이란의 전면 등장에는
①국내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제분쟁 연구기관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번 공격을 촉발한 것은 이란 정부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사회의 분노라며 "(영사관 폭격 이후) 지난 열흘간 이란 정권에 가해진 만큼의 압력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②이란이 '당하고만 있다'고 비칠 경우 중동 내 위세가 약화될 것을 우려했다
는 진단도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이란 지도부는 지역 내 강대국 지위를 재확인하고, 종이호랑이라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을 공격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바에즈도 NYT 인터뷰에서 "이란이 자국 외교 시설에 대한 뻔뻔한 공격에 보복을 너무 두려워하는 듯이 보이는 것은 지역 내 파트너들의 신뢰를 크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한 14일 새벽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위로 이란의 발사체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다만 이란은 확전까지 감수할 의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사관 폭격 12일 뒤에야 공격하며 대비 시간을 줬고, 실제로 이스라엘 측은 경미한 시설 피해와 부상자 1명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대내·대외 과시를 위해
이란은 이번 공격 장면을 화려하게 연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 CNN은 "이란의 작전은 볼거리를 극대화하면서 사상자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계산 틀렸다" 충격받은 이스라엘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스라엘 연대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14일 아이를 끌어안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이란의 '태세 전환'에 놀랐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당초 이란 영사관 폭격도 '이란이 움츠러들 것'이라고 본 오판에서 비롯됐다고 외신들은 지적한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분석가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이스라엘은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 명백하게 잘못 판단했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NYT도 "큰 공격이 이란을 가장 잘 억제할 것이라는 이스라엘의 오랜 계산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전 연구 책임자 시마 샤인도
"우리가 잘못 계산했다"
고 NYT에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축적된 경험은 이란은 보복 수단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전쟁 참여 의사가 없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하지만 이란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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