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경찰서. 연합뉴스

[서울경제]

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녀 4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남성들이 피해 여성의 지인에게 연락해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남성들이 금품을 목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남성 A씨, B씨 2명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숨진 여성 C씨의 지인은 8일 오후 10시30분께 A씨 계정의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어 C씨의 지인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몇 차례 걸려 왔고, 통화가 연결된 후 한 남성이 “C씨가 지금 일이 잘못돼 돈이 필요하다”며 600만~700만 원을 요구했다. 이에 지인은 “돈이 없다”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해당 대화 내용은 숨진 남성 중 1명인 B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객실에 들어온 여성들을 제압한 후, C씨인 척 하며 C씨의 지인과 통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여성인 D씨를 사칭해 돈을 요구한 정황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A씨와 B씨의 휴대전화에서는 계획범죄로 볼 만한 정황들이 다수 나왔다. 이들은 범행 3일 전 인터넷으로 ‘자살’을 검색했으며 범행 당일인 8일 ‘사람 기절’ ‘백 초크(뒤에서 목 조르기)’ 등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장소에서는 범행 도구인 케이블 타이와 청테이프 등을 사전에 준비해간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여성 2명 중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D씨에게는 “최근에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같이 놀자”고 유인했고, C씨는 남성들이 텔레그램 채널 구인·구직 채팅방에 올린 ‘여딜러나 여서빙 모집글’을 보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남성들은 가상화폐 수익이 없었으며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관련 구인·구직 업종에 종사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돈을 노리고 사전에 준비한 후 여성들을 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어떤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서 이러한 범행까지 저질렀는지 남성들의 경제적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범행 후 남성들이 왜 건물 밖으로 추락해 사망했는지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35분께 파주시 야당동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여성들은 케이블 타이로 손과 목이 결박돼 있었고 청테이프로 입이 막혀 있었다.

숨진 여성 중 한 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으며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이 호텔 객실까지 왔고 경찰이 호텔 CCTV를 확인하는 사이 남성들이 투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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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빈 인턴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