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5일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에서 발견된 산양 사체 (사진 제공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최근 KBS 등 언론 보도와 환경단체의 제보로 알려진 멸종위기종 산양의 겨울철 집단 폐사가 7백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가 문화재청, 환경단체 등과 함께 지난 12일 개최한 '강원도 북부지역 산양 폐사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부터 경기와 강원 북부에서 폐사가 확인된 산양은 747마리까지 늘어났습니다.

당초 알려진 5백여 마리보다 2백여 마리나 더 많은데, 환경부가 정식 조사에 착수하면서 폐사가 확인된 산양의 개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연관 기사] 5년된 ‘멧돼지 울타리’…생태 단절 등 부작용 속출 (2024.3.2 KBS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03819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추정하는 전국의 산양 개체 수는 1,000~2,000마리입니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에 서식하는 산양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겨울 사라진 셈입니다.

산양 사체가 발견된 지역을 보면, 강원 양구군 230마리, 화천군 220마리, 설악산 국립공원 지역이 120마리 등이었습니다.

보고서는 "4월 해빙기에 접어들어 구조 및 폐사 개체 수가 증가하였으며, 향후 추가적인 구조 및 폐사 개체 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현장 구조 활동에 나선 환경단체들은 산간 지역에 쌓인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더 많은 산양 사체를 발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원도 인제군의 한 ASF차단 울타리에 걸려 죽은 산양의 사체

■집단 폐사 원인은?..환경단체 "울타리 개방 서둘러야"

산양 집단 폐사의 주 원인으로 환경부는 '폭설'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산양 주 서식지인 고산지대에 지난해 11월부터 많은 눈이 반복적으로 내렸고, 지표면 식생이 얼어붙으면서 산양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굶주린 산양이 먹이를 찾아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탈진해 죽은 사례가 많은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습니다.

ASF 차단 울타리에 가로 막힌 산양 (제공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환경단체들은 자연적 요인인 '폭설'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인위적 요인인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 차단 울타리'가 산양 폐사에 더 큰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산양이 ASF 차단 울타리 탓에 고립되거나 이동이 제한되면서 먹이를 구하는 게 한층 더 어려워졌고, 먹이를 찾기 위해 더 먼 거리를 움직이다보니 탈진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의 정인철 사무국장은 "전국에 설치된 3,000km 길이의 ASF 차단 울타리로 산양이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피해가 입증된 지역과 설악산국립공원은 농장 및 발생지역 주변을 제외하고 신속히 차단 울타리 전체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긴급 대응 나선 환경부.."시범 개방·순찰 확대·먹이 지원"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폐사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환경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강원 양구와 인제, 고성 등의 15곳에서 ASF 차단 울타리를 다음 달부터 시범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가 울타리 시범 개방 대상으로 선정한 곳은 ①최근 2년간 ASF가 발생하지 않았고, 최근 발생 지점과 이격 거리가 큰 지역 ②양돈농가 이격 거리가 큰 지역 ③산양 서식지나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으로 야생동물 서식 밀도가 높은 지역 ④ ASF 발생 시 조치가 용이한 지역 등의 조건을 갖춘 곳들입니다.

지난달 30일 설악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산양 사체 (제공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울타리를 개방하더라도 지주와 가로대는 유지하고, 4미터 정도 철망만 제거합니다. 아울러 개방 지점 부근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산양 등 야생동물의 이동 유형과 빈도 등을 관찰할 계획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울타리를 시범 개방한 인근 지역에 ASF가 발생하면 철망을 즉시 복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위기에 처한 산양을 발견하고, 구조하기 위한 순찰도 강화됩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현재 설악산과 오대산에서 야생생물보전원을 중심으로 1개 순찰조를 운영하던 것을 7개 순찰조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산양 구조를 위한 겨울철 순찰이 기존 100여 회에서 900여 회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673 테슬라, 中서 가격인하로 '출혈경쟁' 우려…주가 또 52주 최저(종합) 랭크뉴스 2024.04.23
7672 40도 폭염에 에어컨 고장…인도 女앵커 생방송 중 픽 쓰러졌다 랭크뉴스 2024.04.23
7671 술 취해 꼬장 부린 초임검사 입건…경찰 폭행도 모자라 선 넘었다 랭크뉴스 2024.04.23
7670 "바이든, 등록유권자·적극투표층 조사서 트럼프에 오차內 앞서" 랭크뉴스 2024.04.23
7669 “담배처럼 중독 위험”… EU, 틱톡 라이트 ‘보상 프로그램’ 조사 랭크뉴스 2024.04.23
7668 “하늘로 떠난 반려견과 똑같이 만듭니다, 단 200만원” 랭크뉴스 2024.04.23
7667 젤렌스키 "올림픽 휴전? 푸틴에게 휴전이란 개념 없어" 랭크뉴스 2024.04.23
7666 英 증시 FTSE 100 지수 사상 최고치로 마감 랭크뉴스 2024.04.23
7665 태국, 문화산업 무료직업교육 실시…"일자리 2천만개 창출" 랭크뉴스 2024.04.23
7664 “설마 우리 학군에”… AV행사 재추진에 엄마들 전전긍긍 랭크뉴스 2024.04.23
7663 테슬라, 장 초반 4%대 약세… 7거래일째 내림세 랭크뉴스 2024.04.23
7662 시민들이 선택한 국민연금… 56% “더 내고 더 받자”, 43% “더 내고 그대로” 랭크뉴스 2024.04.23
7661 러, 크림반도에 100㎞ 방어 구조물…"유적지도 파헤쳐" 랭크뉴스 2024.04.23
7660 민주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 과열… ‘찐명’들의 각축전 랭크뉴스 2024.04.23
7659 영국 총리 "난민 태운 르완다행 항공기 올봄엔 못 띄워" 랭크뉴스 2024.04.23
7658 의대교수 '무더기 사직' 할까…유화책 거절하며 '진료축소' 압박 랭크뉴스 2024.04.23
7657 "참패에도 조용한 공동묘지 같아"... 與, 혁신보다 안정 먼저 랭크뉴스 2024.04.23
7656 박지원 "尹, 비서실장 버거워해야…정진석 함부로 못 할 것 아니냐" 랭크뉴스 2024.04.23
7655 '파리의 청담동' 걸었을뿐인데…미모의 女인플루언서 중년 남성에 '봉변'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4.23
7654 황선홍호, 일본 1-0 꺾고 조 1위…‘신태용 매직’ 인니와 8강서 격돌 랭크뉴스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