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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아들 키우던 40대 아버지도 4명에 새 생명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전남대병원은 강진식(19)군이 지난달 21일 광주 동구의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소방관을 꿈꾸던 10대 대학생과 홀로 8살 아들을 키우던 4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모두 9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전남대병원은 강진식(19)군이 지난달 21일 광주 동구의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100여명에게 인체조직도 기증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피부, 뼈, 인대 및 건, 혈관, 연골, 심장판막, 근막, 신경, 심낭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기증자 한 명이 많게는 8명에게 기증할 수 있는 장기기증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기증할 수 있다.

앞서 강군은 지난달 19일 하굣길에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았다. 그러나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이튿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광주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1학년이던 강군의 꿈은 소방관이었다고 한다. 가족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풀던 그가 삶의 끝에서도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이들을 통해 못다 이룬 꿈도 이루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전북 군산에서 3남1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강군은 편의점과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번 돈으로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고, 운동도 좋아해 배드민턴 동아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한다.

강군의 형은 동생에게 “어릴 때 다투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추억들이 더 그립다”며 “너의 밝은 모습을 닮아 나도 행복하게 잘 지낼 테니 하늘에서 내려봐 줘”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강군의 어머니도 아들에게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 고맙다. 하늘나라에서 보자. 사랑해”라고 말했다.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전남대병원은 강진식(19)군(왼쪽)과 김경모(43)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9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 제공

한편, 비슷한 시기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가장도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김경모(43)씨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다가 갑작스러운 뇌내출혈이 발생했다. 이날 아침 김씨의 가족이 아무리 깨워도 그가 일어나지 않자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그러나 그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이튿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는 같은 달 19일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 심장, 폐장을 4명에게 기증했다.

8살 아들과 어머니와 함께 살던 김씨는 배송 기사로 일하며 주말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교회에 다니는 성실한 가장이었다고 한다.

김씨의 누나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던 동생이었는데 황망하다”며 “조카가 ‘아빠는 천국에 갔다’고 알고 있는데, 새 생명을 주고 떠난 만큼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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