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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사자’ 행진이 19거래일 만에 끝났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1380원 선을 넘어서면서 환차손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8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79%(1500원)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7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어지던 연속 순매수를 멈췄다. 기관 역시 78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고, 개인만 147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마저 ‘팔자’로 돌아선 요인으로 달러 강세가 꼽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63%(8.6원) 오르면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른바 ‘끈적한 물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후퇴한 가운데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입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면 환 손실이 늘어나는 만큼 주식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사라진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400원선을 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1차 상단은 140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중동 갈등이 확전으로 연결되면 144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다가오는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주식에 재투자하지 않고, 해외로 송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달러 수요가 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61원, 우선주 1주당 362원을 지급한다. 배당기준일인 지난해 말 보유주식 수를 고려할 때 외국인은 보통주로 1조1640억원, 우선주로 2170억원을 받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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