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연합뉴스
신한금융지주가 임직원에게 사실상 정장 착용을 요구하고 나서 내부가 시끄럽다. ‘드레스 코드’를 지정하는 움직임이 은행권 추세와 안 맞는 시대착오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일부 직원이 운동화나 샌들 등 직장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착용하는 사례가 목격됐다”면서 “지주 임직원부터 드레스 코드를 변경하겠다. 노 타이 정장과 재킷, 셔츠, 정장 바지, 구두 등을 갖춘 비즈니스 캐주얼을 기본으로 하겠다”고 알렸다. 부장단 이상은 이번 주 목요일부터, 이하 직원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새 드레스 코드를 준수해야 한다.
신한금융 임직원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신한금융 라운지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비롯해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 신한금융 서비스 통합 앱 ‘슈퍼 쏠’, 해외여행 서비스 특화 체크카드 ‘쏠 트래블’ 등이 실패한 것이 정장을 안 입었기 때문이냐”는 글이 게시됐다. 이 게시판에는 회사 이메일 등을 통해 임직원임을 인증한 사람만 글을 쓸 수 있다. “능력 없는 관리자가 복장 같은 업무 외적인 것 지적한다더니 딱 그 꼴이다” “정장 착용 의무화 정책이 자리 잡고 난 다음에는 신한 배지 안 단다고 뭐라고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이번 공지는 신한금융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결국 은행 등 계열사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2018년 9월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2019년 6월 신한은행, 2020년 6월 우리은행, 같은 해 11월 하나은행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는 복장 규제가 모두 폐지된 상태다.
신한금융은 이에 “드레스 코드 변경은 자율성을 해하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고객 신뢰 회복이 중요시되는 현재 품격 있는 신한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