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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총리 중국 방문 맞춰 업계 등에서 제기
“트럼프 재선 가능성 대비한 움직임” 분석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로이터 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각) 경제 문제를 주요 의제로 한 중국 방문 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독일 업계에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는 데 몇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독일 정부 내에서도 대중국 무역을 확대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독일에서 중국 중시 기조가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전자·기술 기업 지멘스의 랄프 토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날 공개된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독일 제조업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몇십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데 지난 50년이 걸렸다”며 “이것이 6~12개월 사이에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얼마나 순진한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독일의 주요 민간 연구소인 독일경제연구소(IW)가 2022년 이후 독일 기업들의 중국 의존 위험 줄이기(디리스킹)가 거의 진전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내고, 숄츠 총리가 취임 이후 두번째 중국 방문을 시작한 상황에서 나왔다. 숄츠 총리의 중국 방문에는 지멘스와 바스프 등 독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동행하고 있다.

토마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멘스가 “(중국에) 있지 않을 형편이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국 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경쟁자들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며 “‘중국 부엌’의 열기를 버틸 수 있다면 다른 곳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멘스는 그동안 자사의 중국 내 사업 활동을 옹호하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중국 경제 의존의 위험을 강조하며 탈중국을 주장하고 있지만, 독일 정부 내에서도 중국과의 무역 확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정부 관리는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을 줄이길 원한다고 생각하는 건 큰 오해일 것”이라며 “우리는 디리스킹과 (무역) 다변화 필요성을 고려하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확장을 바란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각)부터 사흘 동안 중국 방문을 시작한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날 충칭에 있는 독일 제조업체 보슈의 수소 구동장치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충칭/EPA 신화 연합뉴스

중국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지적했다. 지난해 두 나라의 무역 규모는 2710억달러(약 375조원)였으며, 이 가운데 독일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1040억달러다.

사흘 일정으로 중국 방문에 들어간 숄츠 총리는 이날 주요 산업 도시인 충칭의 독일 관련 기업 등을 방문했다. 그는 독일 제조업체 보슈가 운영하는 수소 구동장치 생산 공장을 방문한 뒤 젊은 건축가들과 함께 도시를 관광했다. 그는 중국 방문 이틀째인 15일 경제·금융 중심지인 상하이를 방문한 뒤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2021년 12월 총리에 취임한 그는 약 1년 만인 지난 2022년 11월 중국을 하루 일정으로 방문했으며 이번이 두번째 중국 방문이다.

한편,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부진한 경제 상황, 러시아의 위협 등을 의식한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숄츠 총리의 중국 방문에 이어 시 주석이 다음 달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의 회담 때도 무역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의 유럽·중국 분석가 노아 바킨은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독일 같은 일부 유럽 대국은 우크라이나 또는 트럼프 문제에 더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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