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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후보물질 ‘요산 배출’
LG화학 후보물질 ‘요산 억제’

JW중외제약 연구원이 경기도 과천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 실험실에서 실험 도구를 살펴보고 있다. /JW중외제약


JW중외제약과 LG화학이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는 통풍 치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 회사는 다른 작용원리의 치료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인데, 각각 임상 3상 단계라 두 회사가 어떤 결실을 거둘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독자 개발한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코드명 URC102)’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도 한국과 미국, 유럽 등 20개국에서 2892명을 대상으로 통풍치료제로 개발 중인 ‘티굴릭소스타트’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은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 개발된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앞서 진행하는 1상과 2상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적합한 용법과 용량을 정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3상은 환자 대상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1·2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임상인만큼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가장 많이 든다. 국내 기업이 홀로 독자적으로 글로벌 신약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통풍성 관절염 /서울아산병원 제공

통풍은 몸속 요산이 주로 발가락 관절에 침착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산은 필수아미노산(단백질)인 퓨린(purine)을 간이 대사한 후 나오는 찌꺼기다.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주기적으로 극심한 통풍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통풍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 환자에게 많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이 동반하는 일도 잦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통풍 환자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환자 수도 증가세다. 그만큼 시장성도 크다는 의미다. 약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작용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치료 효과가 더 많고 안전한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는 게 제약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 회사는 모두 먹는 약으로 개발 중인데, 약물의 작용 원리가 다르다는 점이 관전 요소다. JW중외제약 에파미뉴라드는 몸에서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JW중외제약은 에파미뉴라드는 hURAT1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요산 배설을 촉진한다.

반면 LG화학의 티굴릭소스타트는 요산 생성(발현)을 억제하는 원리이다. 티굴릭소스타트는 요산 생성 효소 잔틴 옥시다제(XO)의 발현을 억제한다.

LG화학 연구원이 신약 후보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두 회사는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하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한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총 588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페북소스타트 대비 혈중 요산 감소 효과(유효성)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품(FDA)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가 에파미뉴라드에 대한 다국가 3상 임상시험 1차 결과를 긍정적으로 판단하자 ‘파란불’이 켜졌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대조군이 다른 두 개의 임상 3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20개국 2892명이 참여해 임상 규모가 JW중외제약보다 크다.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의 위약군 대조 임상시험(EURELIA-1)은 내년 6월, 기존약 알로푸리놀 대조 임상시험(EURELIA-2)은 내년 12월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선 미국 임상 2상에서 요산 강하 효과와 함께 위약군과 유사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두 회사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알로푸리놀은 피부 질환인 발진, 스티븐스존스증후군과 함께 골수억제 부작용, 신장 독성, 간 독성 등의 부작용이 보고돼 있다. 페북소스타트는 간기능과 심혈관계 부작용 이슈가 제기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시험 참여자 모집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세계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계획한 일정대로 임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지난 임상 2b상에서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차질 없이 임상 3상을 진행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큰 글로벌 통풍치료제 시장에서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해외 기업에 기술을 판매하는 성과도 냈다. LG화학은 2022년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지역 개발·상업화 독점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거래 규모는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 달러를 비롯해 총 9550만 달러에 이른다. JW중외제약은 2019년에 중국 심시어제약에 에파미뉴라드에 대한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 대상 개발· 판권을 이전했다. 계약금 5000만달러를 비롯해 총 7000만달러 규모의 거래였다.

LG화학은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티굴릭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로 허가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작년 1월 인수한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현지 인프라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티굴릭소스타트 상업화는 기술 이전한 이노벤트가 맡을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유럽과 미국은 임상 3상을 진행하지 않고, 대신 해당 지역의 개발과 상업화 독점권리 등 기술 수출을 노리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직접 3상을 전개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부담이 큰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은 2022년 기준 24억9000만달러(약 3조원)규모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 6.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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