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스라엘 방어 철통” 공조했지만
전면전 차단 위해 양쪽 설득·압박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외교·안보팀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직전인 13일 오후(현지시각) 주말을 보내던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 별장에서 급히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봤기 때문인데, 그가 이란을 비난하는 한편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란에 대한 반격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직후 상황실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대책 회의를 했다. 이 직후 소셜미디어로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안보 공약은 철통같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전폭적 지원”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방어 구축함 2척과 군용기를 이스라엘 근해에 배치한 미국은 이를 이용해 이란 등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이란 쪽의 드론과 미사일이 거의 모두 격추돼 공격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이 직접 나서는 중동 전쟁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확전을 막으려고 항공모함 2척을 동지중해에 배치해 이란에 경고를 던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가자지구 전쟁까지 터져 부담이 커졌는데 또 전면전이 벌어지면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3개의 전쟁’ 현실화 가능성이 갑자기 커진 것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유가가 크게 뛰면 설상가상이다. 13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요 석유 생산지인 페르시아만의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에서 이스라엘 관련 컨테이너선을 나포한 사건도 석유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 전쟁 확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망도 흐리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민은 적성국 이란만 억제한다고 문제가 풀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반격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액시오는 익명의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렇게 전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그 보좌진은 이스라엘의 대응이 재앙적인 중동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걱정한다고 했다. 미국 일각의 불만과 우려는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공격 빌미를 제공한 게 이스라엘이라는 점에도 있다. 엔비시(N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더 큰 충돌로 더 깊게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사석에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결국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이란을 비난하고 ‘이스라엘 방어’를 강조하면서도 전면전을 막기 위해 양쪽 모두를 설득하고 압박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005 조국혁신당 “과학기술 연구원 R&D, 예산 삭감으로 위기… 尹 정부 대책 마련해야” 랭크뉴스 2024.04.21
7004 [영상] 팔레스타인의 격정 호소…몰타 대사의 ‘눈물’ 랭크뉴스 2024.04.21
7003 유상범 “이화영 ‘술자리 회유’ 주장은 거짓말… 민주당 사과해야” 랭크뉴스 2024.04.21
7002 ‘나는’ 인공지능…가이드라인은 언제쯤? 랭크뉴스 2024.04.21
7001 역사 왜곡 논란 대구 ‘순종황제 동상’ 철거…혈세 70억원 어쩌나 랭크뉴스 2024.04.21
7000 삼성 임원들의 '주 6일 출근' 두고 시끌...혁신 동력일까, 시대 역행일까 랭크뉴스 2024.04.21
6999 미, 이스라엘 군부대 첫 제재 전망‥서안지구 인권유린 혐의 랭크뉴스 2024.04.21
6998 안철수 "누굴 심판하기 전에 무관심·무능 돌아보라는 게 총선 민심" 랭크뉴스 2024.04.21
6997 "사장님 닭갈비에 양배추가 없어요"…한 달 만에 두배 오른 가격 무려 랭크뉴스 2024.04.21
6996 3선 김영우 "누가 한동훈에게 돌을 던지랴"…"尹·韓 갈라치기 비열" 랭크뉴스 2024.04.21
6995 안철수 "野 '25만원 지원금' 공약 따라가는 건 무책임" 랭크뉴스 2024.04.21
6994 이란 팔레비 왕조 마지막 왕세자 “서방 대이란 유화정책 실패...레이건 리더십 필요” 랭크뉴스 2024.04.21
6993 미국서 올여름 1000조 마리 매미떼 예상...“제트기 같은 굉음에 고통” 랭크뉴스 2024.04.21
6992 지난주 개강한다던 의대 16곳 중 8곳, 여전히 수업 못해…집단유급 데드라인 다가온다 랭크뉴스 2024.04.21
6991 의대 학장들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동결 요청…집단휴학 승인할 수도” 랭크뉴스 2024.04.21
6990 고려아연, 호주 풍력발전소에 6700억원 투자… 지분 30% 확보 랭크뉴스 2024.04.21
6989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출마 선언… “이재명과 강력한 투톱체제” 랭크뉴스 2024.04.21
6988 대전 ‘빵잼 도시’ 만든 성심당…대기업 프랜차이즈도 눌렀다 랭크뉴스 2024.04.21
6987 안철수 "야당 '25만 원 지급' 따르는 건 여당으로서 무책임" 랭크뉴스 2024.04.21
6986 G7 정상회의 초청 못 받은 윤 대통령…미·일 다걸기 외교의 민낯 랭크뉴스 202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