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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 아랍계 표심 단속 급한 바이든
네타냐후와 통화서 "반격은 지지 못 해"
트럼프 "이란 공습은 나약한 바이든 탓"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바이든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워싱턴=연합뉴스


이란의 대규모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을 향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동맹의 안보를 철통같이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이 반격을 가할 경우에는 지지할 수 없다는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이스라엘 우호 여론과 이란 견제 필요성을 감안할 때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나 중동전쟁 확전도 막아야 한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 지점이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습 직후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당초 휴일을 맞아 델라웨어주 별장에 머물던 그는 긴급 상황임을 보고받고는 워싱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2시간가량의 회의를 마친 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과 이란 대리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우리 공약은 철통같다"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군은 동지중해에 배치된 해군 함정은 물론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이라크·요르단 등지에서 이란 무인기(드론)·미사일 요격 작전을 벌였다. 여기에 힘입어 이란이 동원한 300여 기의 드론·미사일 중 99%는 영토 밖에서 격추됐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하지만 그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하며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당신은 이기지 않았느냐. 승리를 가져가라"라며 미국은 이란을 겨냥한 어떤 공세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스라엘의 피해가 크지 않았으니 중동 분쟁을 키울 수 있는 재반격은 자제하라는 의미다. 이번 이란의 공습 역시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먼저 폭격한 데서 기인한 것임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린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다층적인 반응은 최근 중동 정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고심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그간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아랍계·진보층 등 전통 지지층의 표심이 떨어져 나가는 상황에서 마냥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할 수는 없다. 또 중동 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해 미국 내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표심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 자제를 요구하는 결정적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유세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받은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집권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곧 자신의 재임 시절 국제 정세는 평화로웠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무능한 외교 탓에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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