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반대 기류 변화 없지만 입장 없이 숨죽여
이종섭 임명 논란 총선 파급력 등 고려한 듯
22대에선 與 이탈 가능성… 거부권 쉽게 못 꺼내
김의겸(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 용혜인(세 번째) 더불어민주연합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대통령 채 상병 사망사건 범죄 은폐 게이트 관련 이종섭 주호주대사 사퇴 및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9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민감한 법안을 통과시켜도 번번이 돌려보내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은 상황이 다르다. 당장 막아선다 해도 6월 시작될 22대 국회에서 다시 처리에 나설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야당 주장에 동조하고 있어 자칫 윤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14일 숨죽인 채 야권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압박했지만 별반 응수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대통령실이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에 임명해 출국시킨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대통령실은 '채 상병 사건 처리 과정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 특검법은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가 특별검사를 추천하고 특별검사 또는 특별검사보가 수사 과정에 대한 브리핑을 한다'고 규정했다. 모두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도 담겨 있어 여권에서 '정치적 목적의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한 부분이다.

하지만 대응수위는 '김건희 특검법' 때와 다르다.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국회 본회의에 상정도 되기 전에 이관섭 당시 정책실장이 "총선을 앞둔 흠집내기용이고 헌법상 문제가 있다"고 선제적으로 밝히며 적극 대응했다. 반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실은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채 상병 특검과 직결된 이종섭 전 대사 논란으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데다,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 찬성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패배 후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 수용'과 '국정 쇄신'을 약속한 상황에서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민심을 거스르겠다'는 최악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힘이 빠졌다. 5월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야권은 곧장 재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 임기 내에 재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법안이 폐기되더라도 야권은 22대 국회에서 법안을 다시 추진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 따른 의석을 보면 민주당(175석), 조국혁신당(12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에 개혁신당(3석)까지 더해 192표에 달한다. 거부권 행사 후 재의결 기준인 200석에 불과 8석이 모자란다. 국민의힘에서 일부만 이탈해 찬성표를 던져도 법안이 다시 통과되는 것이다.

이 경우 거부권이 무력화된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전의 다른 법안들과 달리 거부권 카드를 섣불리 꺼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7624 ‘조기 전당대회’로 가는 여당…내달 2일까지 새 비대위원장 지명 랭크뉴스 2024.04.22
7623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 첫 대면 앞두고 "미국에 매우 슬픈날" 랭크뉴스 2024.04.22
7622 ‘장비도입 비리 의혹’ 김홍희 전 해경청장 구속영장 기각 랭크뉴스 2024.04.22
7621 “이스라엘, 국제사회 압박에 테헤란 인근 공격 계획했다가 취소” 랭크뉴스 2024.04.22
7620 [단독]하이브, 어도어 감사질의서 내용 ‘충격’…"올초부터 경영권 탈취 시도, 매각 자문도 받아" 랭크뉴스 2024.04.22
7619 오늘은 지구의 날, ‘불 꺼진 남산서울타워’ 랭크뉴스 2024.04.22
7618 “더 소통하겠다”면서 ‘친윤 비서실장’ 선택 랭크뉴스 2024.04.22
7617 '엔비디아' 폭락 후폭풍‥'반도체의 봄'에 이상기류? 랭크뉴스 2024.04.22
7616 ‘TBS 폐지 반대’ 밝힌 오세훈, “직원 구제 위해 도움 드릴 것” 랭크뉴스 2024.04.22
7615 '소변맥주'이어 '곰팡이 맥주'…"한국엔 안 들어왔다" 해명에도 불안하다 랭크뉴스 2024.04.22
7614 민희진 "'아일릿은 뉴진스 카피' 문제 제기하니 하이브가 해임하려 해" 랭크뉴스 2024.04.22
7613 3세대 고속열차 KTX-청룡 공개…“서울~부산 2시간 10분대” 랭크뉴스 2024.04.22
7612 둔촌주공 인근 '더샵 둔촌포레' 무순위 청약 경쟁률 1천530대 1 랭크뉴스 2024.04.22
7611 화들짝 놀란 이재명…당원 메시지 읽다가 “이게 뭐야” 랭크뉴스 2024.04.22
7610 “내 자식 혼냈다”며 ‘민원·소송 20번'한 학부모…교육감이 교사 대신 학부모 고발해 랭크뉴스 2024.04.22
7609 조국, 이재명에 "尹과 영수회담 전 야권 대표 총의 모아달라" 랭크뉴스 2024.04.22
7608 멀쩡한 장비를 ‘성능 미달’로…감사 조작한 ‘간 큰 공무원’ 랭크뉴스 2024.04.22
7607 "日 소프트뱅크, 생성형AI 인프라에 1.3조 추가 투자" 랭크뉴스 2024.04.22
7606 정진석 “내가 윤 대통령에 정치 권유”…‘노무현 명예훼손’ 1심 실형 랭크뉴스 2024.04.22
7605 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 2명 모두 떠나기로 랭크뉴스 2024.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