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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파트 거래 중 월세 비중 70.7%
전세사기 영향으로 전세 수요 줄어
보증금 제때 못 돌려주는 집주인들
서울 은평구 한 빌라촌의 모습. 연합뉴스

전세사기 사건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자 집주인들이 신규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이사하려는 기존 세입자 중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는 전세보증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빌라에 2년째 거주 중인 직장인 이우솔(29)씨는 오는 6월 계약이 만료된다. 하지만 이사를 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집주인이 당장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다며 계약 연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14일 한겨레에 “최근 전세사기가 늘어 신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며 집주인이 ‘계속 살아달라’고 부탁했다”며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내년에 입주해야 한다. 빌라 전세금을 빼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대에서 3년 동안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해온 이아무개씨는 “전세사기 이후 봉천동 일대에서 월세 찾는 이들이 체감상 2~3배는 많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사기가 주로 발생했던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나 인천 구도심 지역 빌라에서 이런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서울 화곡동 빌라에 전세로 거주 중인 ㄱ씨는 “이사할 집을 구해 계약했는데, 집주인이 신규 전세 세입자를 못 구했다며 ‘보증보험에서 전세금을 받아가라’고 했다. 이 과정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새로 이사갈 집 계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인천 계양구 빌라의 전세 세입자인 방아무개(39)씨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올해 말까지 입주해야 한다. 하지만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2년 전 ‘전세 세입자가 없으니 남아달라’는 집주인 부탁에 계약을 연장하면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사기 방지 대책에 따라 지난해 5월 1일부터 전세보증이 가능한 주택의 전세가율(주택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을 종전 100%에서 90% 이하로 낮췄다. 따라서 지난해 5월 이후 전세 계약자 중에는 보증보험 미가입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빌라(비아파트) 월세 선호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전국 비아파트의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70.7%로 5년 평균(51.8%)을 18.9%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비수도권은 77.5%로 5년 평균(56.9%)을 20.6% 포인트 초과하며 뚜렷한 빌라 월세 선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역전세가 난 경우에 한해 집주인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따지지 않고 대출해주는 제도가 지난해 여름부터 1년 한시로 운영 중이다. 집주인이라면 이런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세입자가 안 들어온다’는 표현은 집주인이 높은 가격을 불러놨기 때문일 뿐, (보증금만 낮춘다면) 시장에 세입자는 많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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