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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버티기 어려워…누가 총대 멜 것인가”
코코아·설탕 등 상승세에 에너지·환율 부담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의 국제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제과업계는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 초콜릿 제품 판매대의 모습. 연합뉴스

‘총선 끝났으니, 이제 누가 먼저 총대를 멜 것인가가 문제다.’

코코아·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은 물론 에너지·환율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식품·외식업체들이 본격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총선 전 정부의 압박 탓에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며 숨을 죽였던 업계에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품 물가 인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14일 제과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서 업계에서는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코아 가격이 급등해 더이상 원재료 인상 압박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원재료 가격 변동 상황과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인상을 고민 중”이라며 “정부가 ‘원재료 가격변동을 탄력적으로 반영하라’고 요구했는데, 그 논리대로라면 인하뿐 아니라 인상에도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11일(현지시각)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1만373달러(약 1430만원)로 일주일 만에 9.6%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4.18%, 연초에 견줘서는 142.6% 오른 수준이다. 코코아 가격 급등은 가뭄 등 기후재해와 병충해 확산에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생산량이 급감한 까닭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압박이 더 커진 것은 설탕 가격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는 탓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발표를 보면, 지난해 설탕 가격지수 평균 145.0으로 전년(114.5)에 견줘 26.6% 올랐다. 올해 1분기 설탕 가격지수는 평균 136.7로 지난해 평균보다는 5.7% 내렸지만, 2022년에 견줘서는 19.4% 높은 수준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누가 총대를 멜지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작년 실적이 좋았던 라면 업계 정도를 빼고는 다들 인상 고민을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가격 상승세에 따라 ‘국민 반찬’인 조미김 제품 가격도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마른김 도매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1속(100장)에 1만4천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5%가 올랐다. 1년 전에 견주면 57.6%나 비싼 수준이다. 김 도매가격 상승은 김밥 등 한식의 인기로 인한 수출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7억9천만달러(약 1조1천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렌지 주스 원액도 급등해 주스 제품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은 2022년 1.75달러에서 지난해 3.01달러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평균 3.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간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 동참”을 요구해왔지만, 총선이 끝났고 각종 원재료 가격도 상승세라 제품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외식기업은 갈수록 압박감이 커진다고 호소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코로나 때보다 장사가 안 된다는 하소연이 쏟아지는데, 원재료 값 인상은 물론 에너지·물류비 급증에 배달 수수료 부담까지 얹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다들 여론의 뭇매를 두려워하지만, 결국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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