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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금오름 탐방객 몰리며 인기
분화구에 돌탑 쌓아 양서류 서식지 훼손
땅 패이고 쓰레기 투기도 환경 악영향
이달 초 습지로 이뤄진 제주 금오름 분화구에 탐방객들이 쌓은 돌탑들이 널려있다. 제주도 제공


습지로 이뤄진 제주 금오름 분화구에 탐방객들이 쌓은 돌탑들이 널려있다. 2023년 3월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찍은 금오름 분화구.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탐방객들이 제주 금오름 분화구에 무단으로 침입해 돌탑을 쌓으면서 멸종위기 맹꽁이 서식지가 위협받고 훼손되고 있다. 제주도가 분화구에 들어가 돌탑 쌓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탐방객에게 당부하고 나섰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금오름은 각종 대중매체에 소개되고 사진명소로 주목받으면서 탐방객이 몰리는 유명 오름이 됐다. 높이 427m로 오르는 것이 어렵지 않을뿐더러 정상에 서면 한라산과 비양도, 금악마을 등 탁 트인 서부지역 중산간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일부에서 정상부인 분화구에 내려가 사진을 찍거나 돌탑을 쌓아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오름의 정상부는 가운데가 우묵하게 푹 들어갔는데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분화구가 깊지 않아 쉽게 오갈 수 있는 구조다.

오름의 분화구 출입은 일반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특히 이곳 정상부는 ‘금악담’이라 불리는 화구호 습지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맹꽁이, 제주도룡뇽, 큰산개구리와 같은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탐방객이 수없이 오가고 주변에서 가져온 돌로 탑을 쌓으면서 양서류의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다. 분화구를 오가면서 버린 쓰레기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제주도가 이달초 양서류 서식지를 위해하는 금오름 화구호(분화구) 내 돌탑을 허물어 제거하는 정비활동을 벌였다. 정비 후 모습. 제주도 제공


제주 금오름 분화구는 습지로, 맹꽁이와 제주도룡뇽과 같은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금오름 분화구(화구호)에서 포착한 제주도롱뇽알.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도는 최근 분화구 습지 생태계에 대한 위협이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오름 소유주와 논의해 이 달초 돌탑을 허물어 제거하고 주변 쓰레기를 정리하는 정비활동을 벌였다.

제주도는 금오름은 사유지로, 행정이 강제적으로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탐방객들에게 분화구를 오가며 돌탑을 쌓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달 중 안내판도 추가로 정비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조사에서 금오름 화구호에서 맹꽁이 330여 개체와 맹꽁이알 10만여개의 확인했다. 하지만 탐방객이 쌓은 돌탑으로 법정보호종을 비롯한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제주도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탐방객이 이어지는 만큼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안내판도 추가 정비할 계획”이라면서 “관광객과 도민들은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환경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돌탑 쌓기나 쓰레기 투기 등은 삼가달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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