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KBS '뉴스9'은 정부와 민간의 다양한 사이버 보안 현황을 점검하고, 사이버 영토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연중기획 [사이버 위협 -당신은 안녕하십니까]를 연속 보도합니다. 동시에, 기사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을 [탈탈털털]을 통해 공개합니다. 한 번 털리면 또 '털'리고 두 번도 '털'리는 게 사이버 범죄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기사 시리즈 제목이 [탈탈털털]이 됐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A 씨는 지난 11일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우편물을 한 통 받았습니다. '과속해서 벌금이 나왔나?' 싶어 급히 우편물을 뜯어 봤다는 A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본인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은 A씨의 운전 면허 정보는 물론 주소, 증명사진, 휴대전화번호 등이 유출됐다고 했습니다. A 씨는 "너무 불안하다."라며 "사진, 이름, 운전면허 번호로 위조 신분증을 만들 수 있지 않냐. 어떤 2차, 3차 피해가 생길지 걱정된다."라고 말했습니다.

■ 도로교통공단 사이트 로그인 과정 '허점'…"운전면허 정보, 사진, 휴대전화번호까지 유출"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 도로교통공단의 '안전운전통합민원' 사이트입니다. 도로교통공단은 운전면허시험 관리 업무 전반은 물론 교통안전 교육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입니다. 운전자들이 온라인으로 운전면허 시험을 예약하거나 면허를 갱신하려면 도로교통공단의 '안전운전통합민원' 사이트에 접속해야 합니다.

운전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2단계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먼저,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입력해 1차 인증을 통과한 뒤, 공동인증서나 간편인증 같은 2차 인증을 거쳐야만 로그인이 됩니다.

그런데 이 2차 인증 방법 중 하나인 '핀 인증'에 허술한 점이 있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1차 인증에 입력한 정보와 2차 인증에 넣은 핀 정보가 달라도 로그인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를 들어 기자의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로 1차 인증을 통과한 뒤, 다른 사람의 핀 정보로 2차 인증을 시도했는데도 아무 제약없이 통과해 로그인이 됐던 겁니다.

그렇게 '인증의 문턱'을 통과한 범죄 조직은 도로교통공단 사이트에서 본인이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각종 개인 정보를 탈취해갔습니다. 운전면허증에 나온 주요 정보들, 즉 운전면허번호와 주소, 증명사진은 물론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도 털어갔습니다. 금융 거래를 위해 필요한 사실상의 대부분의 정보를 털어간 겁니다. 현재까지 도로교통공단이 파악한 피해자만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운전면허는 주민등록증과 흡사하게 본인확인을 할 때 사용되는 수단입니다. 운전면허증 사진을 찍어서 인증하는 경우도 있지만, 운전면허증에 명시된 운전면허번호와 발급번호를 텍스트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인증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보니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이 피해자 A씨에게 보낸 사과문 중 일부. 도로교통공단은 운전면허증 재발급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은 지난 4일 경찰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통보받고, 즉시 '핀 인증'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통보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던 겁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어디선가 입수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1차 인증을 통과한 것이지 해당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된 건 아니다."라며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한 건 아니고, 웹사이트 로그인을 통해 보이는 정보들을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는 등 매년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이런 사고가 발생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또 "피해자들에게 정보 유출 사실을 알렸다."라며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한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 피해자분들은 운전면허증 재발급이 필요하다고 권유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개인정보 유출 경위와 범죄 조직에 대해 수사중이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이 밝힌 피해자 외에 또다른 피해자는 없는 것인지, 금융 피해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는지, 무엇보다 도대체 누가 내 정보를 털어갔는지 제대로 밝혀지면 좋겠습니다.

온라인이나 휴대전화, PC 등에서 해킹, 개인정보 및 기업정보 탈취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본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연락처 [email protected]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9135 [2보] 10년물 美국채 4.6%로 급등, 작년 11월 후 최고…나스닥 1.8%↓ 랭크뉴스 2024.04.16
9134 염색했다고 "살만한가봐?"…카메라로 '피해자다움' 깬 누나 [세월호 3654일] 랭크뉴스 2024.04.16
9133 "김 아니라 금" 잘나가도 걱정…'1조 수출효자' K김 말라붙었다 랭크뉴스 2024.04.16
9132 [단독] 성범죄·마약·밀수…베테랑 벨트검사 78명 '범죄자 방패'됐다 [벨트검사의 두 얼굴①] 랭크뉴스 2024.04.16
9131 [사설] 세월호 10주기… 추모와 치유에 유효 기간은 없다 랭크뉴스 2024.04.16
9130 "세월호 참사 10년 됐으니 의료 지원 끊는다"는 대한민국 정부 랭크뉴스 2024.04.16
9129 민정 기능 부활 검토 대통령실, '사정' 기능 폐지 여부가 관건 랭크뉴스 2024.04.16
9128 [오늘의날씨] 비 그치니 황사가…전국 대부분 미세먼지 '나쁨' 랭크뉴스 2024.04.16
9127 대통령, 총선 후 첫 입장 밝힌다…의료개혁 직접 언급할까 랭크뉴스 2024.04.16
9126 내 새끼는 왜 죽었나… 정치에 밀려난 과학, 아빠가 붙잡았다 랭크뉴스 2024.04.16
9125 [뉴욕유가] 중동지역 확전 우려 주목하며 반락 랭크뉴스 2024.04.16
9124 요르단강 서안 정착민, 팔레스타인 주민 2명 총격 살해 랭크뉴스 2024.04.16
9123 브라질 18개 명문공립大교수들 임금인상요구 파업…수업전면중단 랭크뉴스 2024.04.16
9122 "이스라엘, 전면전 유발하지 않는 고통스러운 보복 무게"(종합) 랭크뉴스 2024.04.16
9121 "세계서 가장 위험한 동물" 백신 사업하는 빌 게이츠도 경고…유럽 '이것' 공포 확산 랭크뉴스 2024.04.16
9120 "정치 몰라, 원희룡 소탈함 좋았던 것"… 이천수가 밝힌 뒷얘기 랭크뉴스 2024.04.16
9119 카카오 SM 시세 조종 사건 변수로 떠오른 ‘이준호의 입’ 랭크뉴스 2024.04.16
9118 판매부진 테슬라, 전세계서 인력 10% 이상 감축…최소 1만4천명 랭크뉴스 2024.04.16
9117 총선 참패에도 정부 “의료개혁 의지 변함없다”···전공의들 복지 장·차관 고소 랭크뉴스 2024.04.16
9116 "센 강서 수영할 것" 약속했던 마크롱 "올림픽 개막식 센강 수상행진은…" 랭크뉴스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