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악화돼온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 전까지만 해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란의 팔레비 왕조는 1948년 건국을 선포한 이스라엘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등 우호적인 성향을 보인 바 있다. 팔레비 2대 국왕 모하마드 레자 샤가 집권했을 당시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큰 유대인 공동체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축출하고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우며 양국 관계는 급속히 변했다. 혁명 정부는 이스라엘을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했으며, 미국이라는 ‘큰 사탄’ 옆의 ‘작은 사탄’이라 불렀다.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불법 점령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부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1980년 이란이 국경 지역인 ‘샤트 알아랍 수로’의 영유권 문제로 이라크와 8년 전쟁을 시작했을 때, 이스라엘이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며 배후에서 도운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을 통해 이라크를 견제하고, 이란 내에서의 영향력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에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요격 시스템이 이란의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란이 그 뒤 레바논과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반이스라엘 무장 단체를 조직·지원하며 양국 관계는 또다시 악화일로를 걸었다. 1992년 이스라엘 대사관 앞 폭탄 테러로 29명이 숨지고,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 건물에서 발생한 테러로 85명이 사망한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은 이 사건들과 관련해 이란이 후원하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했다.

이란의 핵과 미사일 문제도 양국 갈등을 심화시켰다. 2005년 이란의 새 대통령에 오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는 평소 ‘이스라엘이 지도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등 과격 발언을 내놓은 인물이었는데, 당선과 동시에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공격을 시작했다. 이란의 핵 과학자 여럿을 암살했고, 2010년에는 악성 코드를 이용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마비시키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 전쟁은 양국 관계를 일촉 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사태 초기에는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불리는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가하거나, 홍해를 지나는 상선에 대한 공격을 벌이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고, 이란이 12일 만에 보복 공습을 감행하면서 양국은 전면전 위기에 빠지게 됐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9342 돌배기 딸 시신 김치통에 숨기고 수당 타낸 친모… 징역 8년 6개월 확정 랭크뉴스 2024.04.16
9341 “도시락 정기배달 4개 제품서 식중독균 검출” 랭크뉴스 2024.04.16
9340 원·달러 환율, 장중 1400원선 터치 랭크뉴스 2024.04.16
9339 [속보] 결국 사과한 尹 "국민 뜻 살피지 못해 죄송" 랭크뉴스 2024.04.16
9338 윤재옥 "'채상병 특검법' 독소조항‥공정성 담보돼야" 랭크뉴스 2024.04.16
9337 중국 1분기 경제 성장률 5.3%…‘청신호’ 평가는 엇갈려 랭크뉴스 2024.04.16
9336 주담대 금리 또 내린다 … 3월 코픽스 0.03%p 하락 랭크뉴스 2024.04.16
9335 대출 받은 고령자 10명 중 6명 청약철회권 활용 못했다 랭크뉴스 2024.04.16
9334 초등교과서 ‘대한민국 수립’→‘대한민국 정부 수립’ 수정한 공무원 최종 ‘무죄’ 랭크뉴스 2024.04.16
9333 ‘워터밤 여신’ 아이즈원 권은비, ‘핫플레이스’ 송정동에 주택매입[스타의 부동산] 랭크뉴스 2024.04.16
9332 윤재옥 "실무형 비대위 구성키로‥위원장 맡을지는 미정" 랭크뉴스 2024.04.16
9331 17개월 만에 1,400원 터치한 환율…위험회피 심리 확산 랭크뉴스 2024.04.16
9330 양육비로 벤츠 산 엄마…"돈 받아와" 전 남편에 아들 보냈다 랭크뉴스 2024.04.16
9329 6, 7겹으로 방어한다...이란 공습 막아낸 이스라엘 방공망 [무기로 읽는 세상] 랭크뉴스 2024.04.16
9328 IAEA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최악의 충돌 시나리오 랭크뉴스 2024.04.16
9327 뱀은 냄새로 자신을 인식한다…거울 속 비친 모습 못 봐도 랭크뉴스 2024.04.16
9326 악취 진동 '정주영 방조제' 허문다…1134억 들여 '부남호 역간척' 랭크뉴스 2024.04.16
9325 [영상]중국 선수에 먼저 가라 손짓?…중국 마라톤서 조작 의혹 랭크뉴스 2024.04.16
9324 숨진 15개월 딸 ‘김치통 유기’ 엄마, 징역 8년 6개월 확정 랭크뉴스 2024.04.16
9323 아파트 양극화 심화…“강남 1채값이면 다른 곳 2채 산다” 랭크뉴스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