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구 서구 평리동의 신축 아파트에서 찍은 염색산업단지 모습. [사진 주민 제공]
밤마다 주민을 괴롭혔던 악취를 없애기 위해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일대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다.

대구시는 11일 주민 의견수렴 공고 등을 거쳐 다음 달 중 염색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악취 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사업장에 지정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악취배출시설 설치 신고를 해야 한다. 또 1년 안에 악취방지계획을 세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만약 악취배출기준을 초과하면 조업정지와 고발 등 강화된 행정처분을 받는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간 서대구역세권 개발 등에 맞춰 염색산단 일대 대기 개선 시책을 추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낮춰왔지만, 주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 입주 주민들 “창문도 못 열어”
대구 서구와 북구 지역 산업단지 및 환경기초시설 현황. 염색산단 등 이들 시설에서 악취가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대구시]
1980년 설립 인가된 대구 서구 염색산단에는 127개 섬유염색업체가 입주해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서구에서 실시한 염색산단의 악취검사 결과 매년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그동안 비가 오거나 밤이 되면 염색산단에서 악취가 풍겨 한해 700여 건 수준의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2020년 한국환경공단의 악취실태조사에서는 염색산단 악취가 주거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나왔다.

악취 민원은 지난해부터 폭증했다. 염색산단 인근에 서구 평리뉴타운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다. 지난해 2개 단지 2000여 세대가 입주했고, 올해까지 5개 단지 6960세대 입주가 예정돼 있다. ‘악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숨을 쉬기가 힘들다’ ‘아이들 건강이 걱정된다’ 등 지난해만 7000건이 넘게 민원이 접수됐다.

4년 전 이 일대 신축 아파트 중 하나를 분양받아 지난해 4월 입주한 권용원(41)씨는 “무언가 타는 냄새, 가스·분뇨·하수구·약품 냄새 등 6~7종류 악취가 동시다발적으로 난다”고 표현했다. 권씨는 “입주 초반만 해도 냄새가 이 정도로 강하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북서풍이 불기 시작했고, 밤이면 북풍이 강해져 염색산단 쪽에서 오는 악취가 심해졌다”며 “아내가 임신 중인데 태어날 아이 건강이 걱정된다. 유해 물질에서 악취가 나올 거라고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있는 주민 대부분이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요구해왔다. 주민들로 구성된 서구발전추진위원회는 지난해 수차례 집회를 열고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상관없으니 악취관리구역으로 지정해 원인과 실태를 조사해달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대구 서구 비산동 염색산단에서 발생한 황산가스 유출 사고. 연합뉴스


“악취 잡자” TF 구성한 대구시
대구시는 악취관리지역 지정 추진에 더불어 서·북부지역 악취 민원 해소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악취전문가, 실무자 등으로 구성된 악취특별전담조직(TF)을 운영해 악취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2020년 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피해 지역 영향평가, 악취 발생원 조사 등을 파악하기 위해 환경부에 요청해 4월부터 12월까지 한국환경공단이 악취실태조사를 한다.

지형재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염색산단 사업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정주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엄격하게 악취를 제한하고, 각 사업장에 악취저감기술을 지원하면서 대기오염방지시설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357 尹오찬 거부한 한동훈, 측근과는 만찬…"자칫 배신자 프레임" 우려 랭크뉴스 2024.04.24
35356 서울대 의대교수 "30일 전면 진료 중단"‥의사수 추계 연구 공모도 랭크뉴스 2024.04.24
35355 삼성전자 900명, 연봉 5.1% 인상 거부…내달 두번째 단체행동 랭크뉴스 2024.04.24
35354 서울대병원 교수들 30일 일반진료 중단…“의사 수 재검증 제안” 랭크뉴스 2024.04.24
35353 '살인 미수' 흉기 휘두른 50대 테이저건 맞고 나더니‥'헉?!' 랭크뉴스 2024.04.24
35352 [속보] 서울대 의대 교수들, 25일부터 병원 떠난다...30일 하루 전면 휴진 랭크뉴스 2024.04.24
35351 서울대병원, 30일 진료 전면 중단…교수들 "의사 수 직접 연구" 랭크뉴스 2024.04.24
35350 정부 “의대 교수 휴진 유감…증원 원점 재검토는 대안 아냐” 랭크뉴스 2024.04.24
35349 양조장 직원, 음주단속 걸렸지만 무죄…이유가 놀랍다 랭크뉴스 2024.04.24
35348 7살 딸 보는데 전처 무차별 폭행한 40대, ‘엄벌 탄원’에도 감형 랭크뉴스 2024.04.24
35347 고속도로 ‘상습 정체구간’ 76곳…급행차로 도입 등 추진 랭크뉴스 2024.04.24
35346 서울대병원 30일 진료 중단…교수들 "의사 수, 우리가 직접 연구" 랭크뉴스 2024.04.24
35345 [전석운 칼럼] 尹·李 영수회담의 성공조건 랭크뉴스 2024.04.24
35344 코로나 때 주춤했던 감염병 다시 급증…경기도, 확산 주의 당부 랭크뉴스 2024.04.24
35343 [속보] 서울의대 교수 4명 병원 떠난다…"타이타닉호에서 승객 살 수 있나" 랭크뉴스 2024.04.24
35342 서울 파산신청자 86%가 50대 이상…절반 “생활비 부족해서” 랭크뉴스 2024.04.24
35341 서울대병원 30일 진료 중단…교수들 "의사 수, 우리 주도로 검증" 랭크뉴스 2024.04.24
35340 "국민 공분 대단"…범죄도시4 모티브 '파타야 살인사건'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4.24
35339 루마니아 정상 부인과도 '비공개'‥"외교결례 아닌가" 野 공세 랭크뉴스 2024.04.24
35338 개혁신당의 제3당 전략···정부 언론장악도, 이재명 25만원 지원도 반대 랭크뉴스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