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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종…국립공원공단 "더 늘어날 것"
'집단폐사' 원인, 폭설로 먹이활동 지장·ASF 방지 울타리 고립 등 추정


강원 영동에 70㎝ 안팎의 폭설이 내린 가운데 지난 2월 2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산에서 내려온 산양이 마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인제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지난겨울부터 산양 약 750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달 12일 진행된 '강원 북부 산양 폐사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국립공원공단과 산양복원증식센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산양 537마리가 폐사(멸실)했다. 이후 이달 11일까지 210여마리의 폐사 신고가 추가로 이뤄졌다.

지난겨울부터 최소 747마리의 산양이 죽은 것이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폐사 신고된 산양이 15마리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겨울부터 산양이 '떼죽음'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2021년 설악산·오대산·태백산·소백산·월악산·속리산·주왕산·북한산 등 8개 국립공원에서 정밀 조사를 벌여 확인한 산양이 594마리인데 이보다 많은 수가 폐사했다.

정부가 복원사업을 벌여 월악산에 복원한 산양은 106마리(2023년 기준 누적)다. 이에 7배에 해당하는 산양이 숨진 것이기도 하다.

전국에 서식하는 산양은 약 2천마리로 추산돼 지난겨울에만 약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기도 하다.

국립공원공단과 센터 측은 "4월 해빙기에 들어서면서 폐사하거나 구조되는 산양이 증가했으며 향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환경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산양 서식지인 강원 북부 고산지대에 눈이 자주 많이 온 점을 집단폐사 주원인으로 본다.

지난 겨울 많은 눈에 지표면에서 풀을 찾기 어려워진 산양이 먹이를 찾아 저지대로 이동하다가 탈진해 폐사했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지난 겨울 강수량이 예년의 4.3배, 눈이 내린 날은 5년이나 10년 평균보다 2배 많은 등 산양 서식지 날씨가 유달랐다고 당국은 설명한다.

산양같이 네발 동물은 눈이 많이 쌓여 배가 눈에 닿으면 이동 시 2~6배 에너지가 더 소모된다. 특히 산양은 다리가 짧은 편이어서 배가 쌓인 눈에 닿기 쉽다.

다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고자 설치된 울타리를 집단폐사 주원인으로 지목한다.

울타리가 야생 멧돼지뿐 아니라 산양의 이동도 막았고 이에 산양이 폭설 속에 고립되면서 폐사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도 이런 주장을 반영해 ASF 차단 울타리 일부를 개방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5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 인제군과 양구군을 비롯해 ASF가 비교적 소강상태인 지역에서 최근 ASF가 발생한 지역이나 양돈농가와 떨어져 있고 ASF 발생 시 조처가 용이하면서 야생 동물 서식 밀도가 높은 곳의 울타리 철망을 4m 정도 제거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것이 환경부 계획이다.

정부가 야생 멧돼지에 의해 ASF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2019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설치한 광역 울타리 연장은 1천831㎞에 달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울타리를 합치면 약 3천㎞에 달하는 울타리가 설치된 상태다.

산양이 주로 서식하는 강원의 광역 울타리 연장은 전체의 64%인 1천17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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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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