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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2024년 11월 세계의 눈은 다가오는 미국의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세계 질서에 영향을 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복귀하게 될지, 아니면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연임으로 경기 회복을 가속화하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에 따른 세계경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각국의 정부 및 기업의 싱크탱크에서 사전대응 전략을 수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다만 누가 당선되더라도 2010년 중반부터 지속된 미국·중국 간의 경제 패권 다툼, 3년 이상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제5차 중동전쟁으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줄어들기는커녕 이해관계 국가들의 정치·경제 셈법에 따라 더욱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및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국은 새로운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 가속화로 야기된 글로벌 산업패권 경쟁하에서 선진국 주도의 경제 국수주의와 팬데믹 회복을 위해 지속된 재정 지출 세수 보충을 목적으로 자국의 경제 부흥을 위한 각종 보호법을 발의하고 있다.

또한 미래 첨단산업(청정에너지·전기차 등)에 필요한 핵심 광물은 글로벌 생산지가 편중돼 있어 자원 보유국은 자원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는 2022년 리튬산업 국유화 및 리튬 삼각지역 국가(글로벌 보유량 58%) 연합체를 결성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보크사이트, 2023년 구리 원광 수출 중단 계획을 발표해 자국 내 설비 투자를 유도하는 등 공급망 구조 자체 변경이 강제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급변하는 니즈와 트렌드또 다른 불확실성의 축으로는 고객 니즈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과거에는 공급자 중심의 대량 제품 공급을 통해 소비 트렌드가 조성됐다면 소셜미디어 등장과 함께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과 관심들이 다양하게 표출됐고, 수많은 인플루언서 및 각종 챌린지로 유행의 변화가 다양해지고 과거 대비 빨라지게 됐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소비자 개개인의 웰니스(Wellness)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개개인의 정체성 및 취향을 드러내는 초개인화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는 중이다.

이에 맞춰 시세이도나 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성분이 없거나 혹은 원치 않는 성분이 있다면 이를 더하거나 빼서 개인만의 맞춤형 뷰티 제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제품 구매의 의사결정 시 제품 자체에 대한 성능 및 취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 트렌드 및 개개인의 신념에 따라 비건 인증, 포장 용기의 친환경성, 더 나아가 기업의 윤리성까지 고려하는 소비 패턴의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산거점의 재검토를 고려해야 한다. 과거 ‘저비용 국가(LCC·Low Cost Country)’ 중심 글로벌 생산 허브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고비용 국가(HCC·High Cost Country)’로의 생산거점의 분산 이동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산업 중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미래 핵심 전략 산업의 경우는 산업 보호주의 추세하 HCC로 이전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온쇼어링(On-Shoring) 및 니어쇼어링(Near-Shoring) 등에 대한 전략적 거점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대만 TSMC의 경우 미국 및 일본 내 생산 시설 투자를 통한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으로 주요 수요국 내 생산 거점 확보 및 법률적 규제를 회피, 산업 인센티브를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을 형성하는 중이다.

또한 LCC 내에서도 중국 중심에서 탈피해 대안 지역으로의 공급망 이동이 지속되고 있으며 대안적 아시아를 의미하는 ‘알타시아’ 공급망이 떠오르고 있다. 참고로 애플은 중국 폭스콘에서만 제품 생산을 진행하였으나 일부 제품은 태국,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지를 이전 검토 중이다. 인텔도 중국 내 생산 거점에 대한 매각을 통해 비중을 줄이고 베트남에 공장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수립 중이다.

다만 생산 거점의 변경은 해당 현지 권역의 매출성장 목표, 국가별 규제나 리스크, 생산 원가/원부자재 현지 소싱 등을 포함한 총비용, 기업의 전체 생산 거점의 생산량, 현지공장 브랜드 영향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객관적인 데이터와 수치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둘째, 공급망관리(SCM) 구조와 관리 체계 관점에서 미래 변화에 빠르게 대응 가능한 속도와 유연성 중심의 SCM 체계를 확보해야 하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가시성 확보해야애플은 패스트 무빙을 주력으로 하는 SCM을 운영하고 있다. 핵심은 제품 론칭 9개월 전부터 자재, 생산 제약 등 사전 점검과 의사결정을 통해 미래 제약을 제거하고, 주간 단위를 넘어서 주 3회 일별 수요 및 공급을 점검해 일일 공급 점검 체계를 운영하는 등 빠른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중국의 패스트 패션 리테일의 선도 스타트업인 쉬인의 경우 패션 소비 트렌드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출이 용이한 지역에 공급망 구축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최소한의 제품 큐레이션을 지시하면 공급업체가 바로 제품 개발 및 공급하는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를 국경 간 전자상거래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셋째, 기업들은 이런 공급망의 이동과 함께 발생 가치사슬 내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한 관리를 위해서 최초 공급부터 최종 수요까지의 확장된 공급망 전체에 대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관리 대상도 협력사 내 조달 차질과 같은 단기 운영성 이슈에 대한 것만이 아닌 중장기 공급 캐파시티 부족, 협력사의 부도 위기, 최종 소비자의 수요 변동과 같은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해야 한다.

최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강화 추세에 맞춰 공급망 내 리스크 관리를 위한 가시성 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도 과거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각종 재난에도 대비할 수 있는 비상 공급망 운영 체계로 유연성을 강화 중에 있으며 공급망 내 정보 공유를 통한 가시성 확보 및 협력사와의 신뢰 강화는 핵심 변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잡성을 관리함과 동시에 시장으로의 출시 시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쉬인의 경우엔 인공지능(AI) 엔진을 활용해 소셜미디어 내 수요와 판매량에 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추가 공급 발주를 해 빠르게 제품을 공급함과 동시에 재고를 최적화하여 판매량 대비 98%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

또한 협력사 공장의 실시간 가동량에 기반해 생산량을 예측하고 캐파 활용률(Utilization Rate)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공급업체에서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받거나 공급하기도 한다.

델의 경우도 AI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공급 및 수요 시나리오 계획을 수립하고, 리스크 예측을 통한 최적 의사결정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 중에 있다. 애플은 시장 확대 및 운영 복잡성 대응을 위해 ‘셀아웃 예측 체계’를 개발해 시장 예측 정확도를 85~90%로 달성, 이를 연간 판매계획 및 오퍼레이션의 기준값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 시대에 공급망에 대한 관리 및 운영 역량은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활용될 것이다. 지금 시점이야말로 기업의 공급망 운영 현황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 및 전략 방향성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때다.

윤상준 커니코리아(Kearney Korea) 부사장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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