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내 생산 확대 정책 효과에 의문 제기
“작황 좋아 가격 폭락하면 생산자 보조, 작황 나빠도 보조해야 돼”
‘불편한 진실’ 언급하며 “국민 합의점 생각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원인으로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을 지목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과 재정 보조로는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다며 수입 등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농산물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이지만, 최근 2~3개월 CPI 상승의 30% 정도가 농산물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면서 “특히 사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0.15%에 불과한데 최근 CPI 상승에 미친 영향은 1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산물 물가 상승은)통화 및 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이 재배면적 더 늘리고, 재정을 쓴다고 해결될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날씨가 매우 좋아 작황이 좋아지면 가격이 폭락하게 돼 생산자가 어려워진다. 이러면 재정을 통해서 보조를 해야 한다. 기후가 굉장히 나빠지면 재배 면적이 크더라도 생산량이 확 줄어든다. 그러면 또 보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과 생산자 보조 정책을 가리켜 “불편한 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농산물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거론하고 대책으로 ‘수입’을 거론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심할 때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정책을 할 것인가”라며 “그게 아니면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유통 구조를 개선해 물가 안정을 꾀하는 것에 대해선 “기후변화 때문에 생산물이 줄어들면 유통을 아무리 개선한다고 해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을 한번 해봐야 한다. 국민의 합의점이 어딘지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은 총재의 발언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과 수입을 정부가 반대하거나 막고 있는 게 아닌데, 한은 총재가 ‘수입을 통한 해결’을 언급해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현재 수입이 안되는 것은 검역 방안 마련 등 과학적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물가 당국에서도 사과 수입 문제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할 과제라며, 지금 당장 추진은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경제부처 당국자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을 적극적으로 푸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영농 효율화와 선진화, 기업화를 추진하면서 수입 문제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836 '폭풍전야' 해병대 창설 75주년…사령관 "거친 파도 이겨내자" 랭크뉴스 2024.04.15
8835 남매들이 합숙하며 애인을 찾는...연애 리얼 '연애남매', 이래서 볼 만하다 랭크뉴스 2024.04.15
8834 이스라엘 내각 보복 공감대…“이르면 15일 이란 공격 대응” 랭크뉴스 2024.04.15
8833 굽네치킨도 ‘2만원’ 돌파…고추바사삭 등 9개 제품 1900원 인상 랭크뉴스 2024.04.15
8832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그 병’ 잡아라...통풍 치료제 시장 달려가는 제약사들 랭크뉴스 2024.04.15
8831 '홍준표 독설' 입장 물었더니 "'개통령' 강형욱이 답해야"? 랭크뉴스 2024.04.15
8830 "쿠팡도 올리더니 치킨도 올리네?" 외식·유통가 일제히 '가격 인상' 랭크뉴스 2024.04.15
8829 "전관이 수차례 민원"…송영길 재판서 '인허가 청탁' 정황 증언 랭크뉴스 2024.04.15
8828 전공의들 “복지차관 경질 전엔 복귀도 없다”… 고소장도 접수 랭크뉴스 2024.04.15
8827 尹, 국무회의서 총선 입장 밝힌다…총리·비서실장 선임은 '신중모드' 랭크뉴스 2024.04.15
8826 "현주엽, 방송 하느라 업무 소홀"…교육청, 휘문고 고강도 감사 랭크뉴스 2024.04.15
8825 국민연금 여성이 적게 받는 이유…출산과 양육 탓? 랭크뉴스 2024.04.15
8824 ‘임기 1년 단축’ 개헌…윤 대통령 박수받고 떠나려면 랭크뉴스 2024.04.15
8823 총선 후에도 '강대강'…"의료개혁 변함없어" vs "복지차관 경질" 랭크뉴스 2024.04.15
8822 민주당 '김성태와 술 마시며 진술 조작' 이화영 주장에 "국기문란" 랭크뉴스 2024.04.15
8821 [속보] 전공의들 “복지차관 경질 전까지 병원 복귀 안 해” 랭크뉴스 2024.04.15
8820 "큰일 날 뻔 했네…" 총선 전 결방 '복면가왕 9주년 특집' 보니 랭크뉴스 2024.04.15
8819 민주당 의원 116명 "채 상병 특검, 21대 국회서 반드시 처리" 랭크뉴스 2024.04.15
8818 삼성전자, 1분기 ‘스마트폰 1위’ 탈환…반독점 애플 출하량 1년 새 9.6%↓ 랭크뉴스 2024.04.15
8817 與 권영세, '총리 후보' 거론에 "낭설이라고 본다" 랭크뉴스 202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