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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양형위원회 출범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고인
[촬영 최재구]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참여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진(鄭城鎭) 전 국민대 총장이 12일 오전 6시55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4세.

1940년 7월 경북 영천생인 고인은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63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대에서 석사, 경북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 될 때까지 '엘리트 검사'로 출세 코스를 달렸지만,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때 '상속받은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물러났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와 일본 게이오대 객원교수를 거쳐 1995∼2004년 국민대 교수와 총장으로 일했다. 1999년 한국형사법학회 회장, 1999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2004년 국민대 총장직을 마친 뒤 노무현 대통령이 일면식이 없던 고인을 불러 '물려받은 재산 때문에 옷 벗은 건 말이 안되죠'라며 감사원·국세청 등 사정기관들이 모두 참여하는 반부패기관협의회 초대 위원장을 시켰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이후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이어졌다.

2019년 8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부패방지위원장으로 갔을 때 이미 공수처 법안이 만들어져 있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가 워낙 심해 무산됐지만 사실 공수처를 추진하기 위해 검찰, 학계에서 반감이 적었던 나를 데려간 것이었다."고 했다.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의 제의로 2007∼2008년 참여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 일했다. 이후 2013, 2017년 두차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던 초대 추천위원장 시절 당선자의 의중에 있는 것으로 관측됐던 김학의 당시 대전고검장을 탈락시키고, 김진태 대검 차장과 채동욱 서울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을 추천해 채동욱 총장을 탄생시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서울대 교수를 대통령 민정수석으로 기용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건 우려했다. 2019년 동아일보 인터뷰 당시 조국 전 수석이 후임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하단 소리를 듣고 "검사는 텃세가 심하고, 독특한 생리와 기질이 있다. 교수 출신인 조 전 수석이 검찰 개혁 문제에서 검찰을 지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신임 장관은 검찰 권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대통령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부담과 책임이 큰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치주의 감시자로서 강단 있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자칫 법무부는 안 보이고 총장만 부각될 수 있다. 고생길이 훤한데, 굳이 장관은 안 했으면 한다."고 조국 장관-윤석열 총장의 충돌을 걱정했다. 하자 없는 공직생활, 교직생활로 '법조선비'로 불렸다.

2017∼2019년 제6기 대법원 양형위원장을 맡았고, 이화학당 이사로도 활동했다. 저서 '법치와 자유'(2010)가 있다. 홍조근정훈장, 한국법률문화상, 청조근정훈장, 법률소비자연맹 대한민국법률대상(2014)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서신덕씨와 사이에 2남1녀로 정재훈·정승훈·정주현(딸)씨와 며느리 남궁효씨, 사위 이원종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4일 오전 11시20분, 장지 천안공원묘원. ☎ 02-3010-2000

[email protected]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email protected](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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