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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년여 만에 가장 긴 순매수 랠리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큰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8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이 지난해 1월 3일부터 30일까지 18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뒤로 최장기간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5%(1만900원) 올랐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외국인이 더 오랫동안 꾸준히 삼성전자를 매수한 적이 있지만, 규모는 이번이 가장 크다. 외국인은 최근 18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 6조96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2013년 9월부터 11월까지 30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을 당시 2조500억원의 3배 규모다. 이때의 30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최장기간 매수 기록이다. 2019년 6월부터 7월까지 24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 때는 1조907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반도체 업황 기대감이 외국인의 삼성전자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5개월여 동안 전년 대비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의 핵심 제품인 D램 수출단가는 올해 들어 매달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지속 중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한달 새 5조원가량 올린 37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이 급등하고 프리미엄 DDR5 수요가 증가해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면서 “대만 지진 여파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SSD와 D램 가격을 전 분기보다 20% 이상 올리려고 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고정 가격도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경쟁사 대비 저평가라는 분석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PBR(주가순자산비율·시가총액 ÷ 순자산)은 1.5배 수준으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1배)나 SK하이닉스(2.1배)보다 평균 40% 할인된 가격에 거래 중”이라며 “삼성전자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도 AI 관련 종목 중 가장 낮다”고 했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75.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관건은 사실상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외국인 수급이 지속될 수 있을지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이날 기준 55.93%로 전년 동기보다 4.5%포인트 늘었다. 그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지분 비중 57% 안팎에서 ‘팔자’로 전환했던 일이 잦았다. 삼성전자 외국인 비중 최대치는 2004년 4월 60.13%다.

당장 환율도 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 선을 넘은 것은 2022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 환차손 부담이 커진다.

이른바 ‘끈적한 물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인 것이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앞으로 물가 경로의 불안정성을 더 키울 수 있다”며 “특히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22년과 2023년 하반기처럼 상승해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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