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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4월 금통위 기자 간담회
금통위원 6명 중 5명 “3개월 후에도 현 수준 유지”
나머지 1명 “물가 둔화 예상, 내수 부진 대응 필요해”
“미국보다 금리인하 빠를수도, 늦을수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저를 포함해 금통위원 전부 지금 상황에서는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예상대로 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제유가, 농산물가격 추이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을 결정하는 데 국제유가 추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가 다시 안정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가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반면에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제공

당초 한은은 연말 물가 상승률을 2.3%로 예측하며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직전 달과 마찬가지로 3.1%를 유지하면서 3%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으며, 유가도 상승 전환한 바 있다. 더구나 이달 들어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고, 향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총재는 “농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수급상황 개선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국제유가는 이란 등 불확실성이 커져서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5월에 발표할 경제 전망 변화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이날 한은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 넘게 10번 연속 금리를 묶어둔 결정이었다. 다만 지난번과 달리 금통위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표현 대신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로 바꾸면서 하반기 중 통화정책이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장기간’이라는 말을 유지하면 (금리 인하를) 하반기에 할 수 없단 메시지가 될 수 있고, 그렇다고 표현을 다 없애면 하반기에 (인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같이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통화긴축 기조를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6개월 이상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손민균

3개월 후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엇갈렸다. 이 총재는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3.5%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면서 “나머지 1명은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중 5명은 근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면서 “나머지 1명은 기조적인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또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얘기는 금리인하를 한다는 얘기인데, 지금 저희 상황은 깜빡이를 킨 건 아니고 깜빡이를 켤까 말까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비유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보고 깜빡이를 켤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이 피벗(통화정책 전환·pivot) 신호를 줘 각국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과거 미국의 통화정책을 많이 봤다면 지금은 소비자물가 등 국내 요인을 보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미국보다 먼저 (인하)하거나 뒤에 (인하)할지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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