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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24~48시간 내 이란 공격에 대비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보복 방안 보고
40년간 양국 그림자 전쟁…이란은 주로 대리세력 통한 공격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해 파괴된 잔해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빠르면 48시간 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는 등 중동에서 이란-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 쪽에 확전을 자제하라고 만류와 경고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24~48시간 내로 남부 혹은 북부 자국 영토를 직접 공격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관계자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이란 지도부는 공격 계획은 논의 중이나,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해,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외 작전 부대인 쿠드스군의 사령관 중 한명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준장 등 적어도 8명의 고위 장교를 사망케 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을 다짐해오고 있다.

미국 쪽 한 당국자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수일 내 “이스라엘 땅 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내 정보 보고가 있었다고 신문에 전했다. 앞서, 이번 주 초 미국의 정보 보고는 이란에 의한 이스라엘 자산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고, 그 공격은 이스라엘 국경 안에서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시점까지 드러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남부의 한 공군기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누구라도 우리에게 해를 끼치면, 우리는 그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모든 안보 필요성을 방어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충족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마이클 에릴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스라엘 국방관리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를 비공식적으로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을 지난 40년간 벌여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요인암살·폭격·사보타주 등으로 직접 공격한 데 비해, 이란은 이스라엘과 싸우는 헤즈볼라 등을 지원하는 대리세력을 통한 공격에 주력했다.

이란은 2020년 1월3일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을 받고 암살당한 사건에서도 상징적인 공격만 가했다. 당시 이란은 즉각적인 직접 보복을 다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도 이란이 보복하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은 닷새 뒤인 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미사일로 공격해 미군 시설을 파괴하고 미 군속 80명을 죽여 보복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에서 미국과 이란이 서로의 체면을 살리면서 전면 대결을 피한 것이다.

이란이 이번에 전례와는 달리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다면, 양국의 그림자 전쟁에서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번주 초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몇가지 방안을 가지고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접촉했다고 혁명수비대의 고문이 전했다. 고려 중인 방안에는 정밀 중거리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그는 전했다.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이스라엘 북서부 하이파 공항, 남부 디모나의 핵시설에 대한 모의 미사일 공격 동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이란의 한 관리는 이스라엘의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용 발사체가 요격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전략적 사회기반시설에 광범위한 보복을 하는 등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해 “여전히 그 정치적 위험성을 고려중”이라고 혁명수비대 고문은 전했다.

시리아 및 이라크 내의 친이란 세력에 의한 공격 등 전통적인 이란의 대응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이란이 이들 세력에게 드론을 제공했다고 혁명수비대의 고문은 말했다. 이란과 동맹세력들은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합병해 국제적인 영토분쟁 지역인 골라고원을 공격하거나, 이스라엘과 우호적 관계인 아랍 국가에 있는 이스라엘 외교공관을 공격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란에게 공격을 자제하라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란과 소통하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이란에 그 공격을 지역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미국 시설이나 개인을 공격하는 구실로 삼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이란과 외교관계가 있는 튀르키예,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통화에서 "확전이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국가들이 이란에 긴장을 고조하지 말라고 설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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