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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안이 벙벙했다(We were floored).” "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델 토로 장관 오른쪽)으로 부터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HD현대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이 자신이 둘러봤던 한국 조선소에 대해 내린 감상평이다. 미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이 한국의 조선업 역량이 매우 놀랍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델 토로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해군 리그’(Navy League) 행사에서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해 선박 건조 과정을 살펴봤던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저와 제 팀이 한국에 갔을 때 우리는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에 어안이 벙벙했다”며 “한국 조선업체의 최고경영진은 선박이 언제 인도될지 날짜까지 알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델 토로 장관은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한국 조선업체의 함정 건조 역량을 살펴봤다.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한국 해군에 인도될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을 둘러보고 한화오션에서는 건조 중인 잠수함 장보고-III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email protected]
델 토로 장관의 이 같은 칭찬은 미국의 뒤떨어진 군함 건조 역량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날로 강해지는 중국 해군력에 맞서기 위해 군함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중국의 보유 군함 수는 2015년 미국을 추월했다. 지난 2022년 미국과 중국 해군이 보유한 군함의 수는 각각 294척과 351척이다. 지난해 3월 델 토로 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2028년이 되면 중국 해군의 군함 수는 440척 이상으로 늘어나지만, 미 해군의 군함 수는 291척이 될 것”이라며 군함 전력 증강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달 21일 미국 펜베이니아주 델라웨어 강 위에 2차 세계대전 등에서 활약한 미 해군 뉴저지함이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자체 역량으론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델 토로 장관은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군함을 어떤 때는 글로벌 기술 수준보다 수십 년은 뒤처진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며 “(미국의 조선소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노동력, 세금이 필요한 비효율적인 방식이고 우리의 21세기 경쟁자들과 격차를 유지하기에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미 해군의 신규 군함 건조는 수년간 늦어지고 있고, 기존 군함의 유지·보수·정비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이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의 안내를 받아 함정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한화오션
이에 미국이 최근 눈독을 들이는 건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 역량이다. 두 나라와 협력해 미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델 토로 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이지스 구축함을 포함한 고품질 선박을 건조한다”며 이들과의 협력이 미 조선업의 위기를 이겨낼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자회사를 설립하고 상업용 조선소에 투자할 최첨단 조선업체를 유치할 기회가 있다”며 “미국 조선업을 현대화하고 규모를 키울 기회”라고 덧붙였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해 9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설에서도 중국에 뒤처진 미국의 조선업을 강화하기 위한 ‘해양 국정 운영’(Maritime Statecraft) 구상을 공개했는데 그때도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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