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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진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28명… 주 100시간 이상 근무 8%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대한 반발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0일이 넘어가면서 서울 빅5 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이 적자가 발생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5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병동 곳곳이 불이 꺼져있다. 2024.4.7/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한 이후 대학병원에 남은 의대 교수들이 과중한 업무로 인한 신체·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주 52시간만 근무하며 외래·수술 등을 줄인다고 했지만, 교수 10명 중 8명 이상은 여전히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과 성균관의대 기초의학교실 교수들로 구성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과 업무 강도,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228명 중 지난 한 달간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교수가 86.4%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미만으로 근무했다고 응답한 교수는 13.6%에 그쳤다. 주 52시간 이상 60시간 미만으로 근무한 교수는 22.4%, 주 60시간 이상 72시간 미만은 21.9%였다. 주 80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교수는 24.6%, 주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교수도 7.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근무 후 다음 날 12시간의 휴식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73.6%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보장된다’는 대답은 15.8%에 그쳤다. 지난 한 달간 과로와 소진 예방을 위해 자체적으로 진료량을 줄이려고 노력했는지, 실제로 얼마나 업무량이 줄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4.4%가 ‘전혀 줄이지 못했다’고 답했다. ‘업무를 50% 이상 줄였다’고 답한 교수는 단 3명에 불과했다.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응급실 진료 차질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소속 교수들의 지난 1개월간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1점(지극히 정상)부터 7점(매우 불안정)으로 나타내는 질문에는 6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문제가 있는 4점 이상(신체적 상태 60.4%, 정신적 상태 65.2%)이라고 답했다. 응답 교수진 80% 이상은 “현 여건에서는 앞으로 신체적, 정신적 한계 상황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은 “향후 한 달 이내에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비대위)는 “전공의 사직으로 발생한 대학병원의 진료 공백을 의대 교수들이 완전히 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열악한 근무 여건을 전공의들이 감수하도록 방치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가 의대 증원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대화하고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중증·응급 진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개월간 총 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고 한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전공의 근무 여건과 필수 의료·지역의료 환경 개선에 진즉 투입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먼 미래의 의사 숫자, 의대 정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당장 필수 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전공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수련 후에도 자신의 전문 분야를 지켜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의대 교육 여건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의대 증원 정책을 고집해 대학병원의 진료 공백을 촉발한 책임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일방적인 의료정책을 중단하고 지혜를 발휘해 대화와 협상으로 의료 공백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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