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학병원에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부산에서 50대 응급 환자가 수술하는 병원을 찾지 못해 50㎞이상 떨어진 울산의 종합병원까지 이송됐다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부산시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달 26일 아침 6시13분께 부산 동구 수정동에 사는 50대 ㄱ씨가 호흡을 못 한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ㄱ씨를 치료할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산권 10여곳의 병원에서 의료진 부재 등으로 수용이 곤란하다는 답을 들었다. 이어 부산 수영구 종합병원에서 ㄱ씨를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구급대는 아침 6시59분께 이 병원으로 ㄱ씨를 옮겼다.
ㄱ씨는 수영구 종합병원에서 응급수술이 필요한 ‘급성 대동맥 박리’ 진단을 받았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안쪽이 찢어져 내부가 분리되는 중증 증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영구 종합병원에는 ㄱ씨의 수술을 맡을 의료진이 없었다. 의료진이 다시 부산의 여러 병원에 연락했지만, 전원이 어렵다는 답만 들었다.
뒤늦게 울산의 종합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 ㄱ씨는 신고 접수 4시간이 지난 오전 10시30분께 울산의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ㄱ씨는 이후 의식을 찾지 못하다 수술 닷새 뒤인 지난 1일 끝내 숨졌다.
ㄱ씨 유족은 병원 응급실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부산시는 9일부터 병원들이 ㄱ씨를 수용하지 못하게 된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시 보건위생과 의료시설팀 관계자는 “병원들이 환자를 받지 못한 이유 등 정확한 경위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