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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다이애나 검증 2년째 실패” 보도
성균관대 연구진 2022년 뇌 활동 고해상 영상 기술 개발
데이터 부정확하거나 죽은 쥐에서도 신호 나와

성균관대 연구진이 2022년 뇌 활동 측정 기술 '다이애나'를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으나 연이어 재연에 실패하고 있다. 검증에 나선 연구진은 데이터 선별, 착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성균관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뇌 신경작용 촬영 기술 ‘다이애나(DIANA)’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뇌 활동 측정 방식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연이어 재연에 실패하고 있는 탓이다.

네이처는 11일(현지 시각) “성균관대 연구진이 개발한 뇌 영상 기술 다이애나에 대한 검증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성공 사례는 없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시작은 2022년 박장연 성균관대 교수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이다. 당시 연구진은 뇌 활동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영상 기술 다이애나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다이애나를 이용하면 동물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 200㎳(밀리초·100만 분의 1초) 수준에 일어나는 뇌 활동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에는 뇌 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를 사용했으나 1초 단위의 해상도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다이애나는 5㎳마다 한번씩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연결하면 뇌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고해상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덕분에 뇌과학 연구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이애나 기술 재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검증이 수차례 이뤄졌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는 다이애나의 재연 결과를 담은 논문 2편이 함께 실렸다. 다만 두 논문 모두 다이애나 검증에는 실패했다.

김성기 성균관대 교수는 기존 논문을 바탕으로 생쥐의 뇌 조직 50개의 신호를 측정해 다이애나와 유사한 신호를 발견했다. 다만 일부 데이터를 삭제했을 때에만 다이애나와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1000개 이상의 뇌 조직을 사용했을 때는 제대로 된 신호를 얻을 수 없었다. 실험을 반복하면서 결과가 정확해져야 하지만 오히려 기존 연구와 반대되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박장연 교수 연구진은 실험 이외의 환경에서 나오는 오차를 제거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논문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700개의 뇌 조직의 데이터를 모두 사용했을 때 신호가 약해지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사이언스도 2022년 논문에 편집자 명의로 “논문에 설명된 방법으로 결과를 재현하기 부적절하다”며 “저자들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추가적인 방법과 데이터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여둔 상태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도 다이애나 실험 결과에 의문을 더했다. 죽은 쥐의 뇌 활동을 다이애나 기술로 측정했을 때도 활동 신호가 나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기 자극의 연결을 끊었을 때도 신호가 측정되기도 했다.

MIT 연구진은 실험 데이터를 살펴보던 중 전기 충격과 신호 감지 사이에 12㎳의 시간 지연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시간 지연을 제거하자 신호는 완전히 사라졌다. 알란 재서노프 MIT 교수는 “시간 지연으로 인해 신호의 변화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다이애나 신호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잡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박장연 교수 연구진은 다이애나 실험 결과에는 문제가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후속 실험에서 재연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 교수는 네이처를 통해 전 세계 12곳의 기관과 과학자들에게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으며 재연을 위한 시도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다이애나 연구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과학기술계의 입장이다. 사이언스는 네이처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논문 사이에는 방법적인 차이가 있다”며 “기존 연구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다이애나를 둘러싼 과학기술계의 검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노암 쉬메쉬 포르투갈 샴팔리마우드재단 연구원은 “반복된 검증을 통해 기존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bh4340

Science Advances,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l0999

Science Advances,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l2034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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