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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부터 1년 2개월째 금리 3.5% 유지
2% 웃도는 물가·美 연준 인하 지연 고려한 듯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 주목… “인하 여건 조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물가안정 목표인 2%에 도달하지 않은 데다, 당초 6월로 예상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2월에 이어 이번까지 10번 연속 금리를 묶어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날 동결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1년 2개월째 유지됐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6%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부터 작년 1월까지 금리를 연 0.5%에서 3.5%까지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 부진이 예상되자 작년 2월부터 금리 인상을 멈췄다.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59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8%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직전 같은 조사 결과(100%)보다 동결 확률이 소폭 작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불안한 물가 상황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올해 2월부터 2개월째 3%대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사과·배 등 과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국제유가 불안이 고개를 들면서 석유류 물가도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된 것도 한은이 금리 동결을 망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오르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3.4%)를 웃돌았다. 작년 9월(3.7%)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이 6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크게 꺾였다.

그래픽=손민균

한은은 올해 상반기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오랫동안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6개월 내 금리 인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 변화에 따른 연준의 금리 결정과 국제유가의 흐름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 부진을 우려한 금통위원 중 일부가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소수 의견을 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높은 물가 수준도 문제지만 심화하는 경기 부진이 더욱 큰 골칫거리이기 때문이다. 수출 회복에도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민간 소비 위축 가능성은 커졌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대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금통위에서도 3개월 후 적정 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만 놓고 보면 통화정책 전환 여건이 충족된 만큼 금리인하 소수의견 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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