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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저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고 우리는 인내할 겁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21년 3월 4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진행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잡스(jobs) 서밋에 참석해 한 말이다. 세계 경제가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던 당시에는 파월 의장의 이 발언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4월 3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그러나 이후 상황을 아는 지금에 와서 보면 그의 전망은 완전 엉터리였다. 파월의 느슨한 생각과 달리 인플레이션은 공급 측에서 수요 측으로 옮겨가며 물가를 미친 듯 끌어올렸고, 연준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이라 불린 금리 인상을 연거푸 강행하며 사태를 수습해야만 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1~2월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을 때도 “계절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 수장의 비둘기(dovish·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에 시장은 환호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3월 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마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둔화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2월 수준을 유지했다. 파월이 또 틀린 것이다.

당연히 금융 시장에서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했다. 이제는 첫 금리 인하 시점을 6월로 보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 일각에선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상회하고 달러 인덱스가 105까지 상승한 점,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400원을 향해 달려가는 점 모두 금리에 대한 시장 우려를 나타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6월을 시작으로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했던 가격 변수들이 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되돌림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11일(현지시각) 발표된 3월 미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다행히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진정되면서 간밤에 뉴욕 증시는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만큼 비용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불가피하다. 파월의 입보다는 시장 지표를 주목할 때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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