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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년 윤석열 정부 권력 ‘균열’…쇄신 수위·방향에 남은 임기 명운 달려
그래픽 | 김덕기 기자 [email protected]


취임 초부터 ‘편가르기’ 몰두

이태원 참사 책임 외면하고

김건희·이종섭 의혹에 침묵

야당과의 소통·협치도 실종

여당 총선 참패 결과 이어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주권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을 국정 대리인으로 세운지 2년 만에 신뢰를 거둬들이고 국정 드라이브를 멈춰 세웠다. 윤 대통령은 내각·대통령실 인적 교체를 포함한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고 했다. 국정 쇄신 수위와 방향성에 윤석열 정부 명운이 달렸다.

대통령실은 4·10 총선 최종 결과를 받아든 11일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총선 전날에도 3건의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분주하게 움직인 윤 대통령은 이틀째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대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짧은 메시지를 냈다. 행정부 ‘2인자’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의를 밝혔고, 대통령실 ‘2인자’인 이관섭 비서실장을 비롯한 모든 수석들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 재신임 여부를 묻는 성격이 컸다. 21대 총선에서 만들어진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에 정권을 교체한 여권이 입법 주도권까지 확보해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루느냐가 관건이었다.

총선이 1987년 이후 최악의 패배(108석)로 귀결되면서 윤 대통령은 향후 국정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임기 후반기 목표도 강력한 국정과제 추진에서 급속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을 최대한 방지하고 연착륙하는 쪽으로 조정해야 할 처지다. 범야권이 180석 이상을 확보하며 막강한 의회 권력을 쥐는 구도는 이전과 같지만 정치적 의미는 다르다. 이번에는 국정 실패에 따른 총선 참패로 윤 대통령이 스스로 국정에 족쇄를 달게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속된 강경일변도 정책, 이념·진영에 따른 편가르기, 미미했던 통합과 협치 노력 등이 중도층을 포함하는 저변의 민심을 두루 얻는 데 실패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이종섭 전 호주대사 논란에 정치적 책임을 외면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온 것도 정권심판론 불씨를 타오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맞닥뜨릴 정국은 첩첩산중이다. 정치·정책·인사 등 대통령 권력의 핵심을 이루는 각 기둥들에 균열이 예고됐다. 당장 총선 직후부터 여당 내에서는 ‘환골탈태’를 주장하며 국정기조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당으로 넘어가고 윤 대통령의 여권 장악력은 급속히 약화할 수 있다. 사실상 전무했던 야당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난국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 측면에서도 그간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문제를 비롯해 노동·연금·교육 개혁 등에서 정부의 추진 동력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공약, 민생 토론회 등에서 주장한 각종 입법 과제들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통과가 난망하다. 야당 협조 없이 총리와 대법관 등에 대한 임명동의를 얻을 수 없는 환경도 반복된다. 이에 더해 야당이 주도하는 정국에서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안을 비롯한 각종 특검안이 처리되면 칼끝에 선 채로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즉각 국정 쇄신 의지를 비친 데도 이같은 위기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일단 내각과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 교체와 함께 일부 장관직을 함께 바꾸는 개각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의 경우 현재로서는 일괄 사의를 제한적인 수준에서 수용하면서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수석들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다 수리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경제 등 정책 파트는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인적 교체에 나서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도덕성 문제 등 추가 악재가 불거지면 쇄신의 빛이 바래고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

국정 기조 전환의 방향성을 두고는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그간 각종 국정과제 추진을 두고 합리적·과학적 행정을 강조해온 만큼 바로 물줄기를 돌리기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많다.

대야 관계에서는 그간 막혔던 소통의 문을 여는 쪽으로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국정운영에서 야당 협조가 절대적이어서 전제조건을 떼고 야당과의 소통 폭을 넓히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정 쇄신이 야당과의 협조와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미를 포함하는지를 두고 “그렇게 해석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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