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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F&B,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 발생
미스터피자·커피전문점·레스토랑까지 매각
매출 대부분 차지하는 포크지육 사업도 내달 분할
포크지육도 매각 가능성... 상장사는 껍데기만 남나
최대주주 투자조합은 지배구조 ‘혼돈’

미스터피자 운영사였던 코스닥 상장사 대산F&B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대산F&B는 2017년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에서 투자조합으로 주인이 바뀌었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상장폐지 위기를 겪다가 2020년 가까스로 거래 재개되긴 했으나 정상화는 일단 실패했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눈에 띄는 점은 대산F&B가 사업을 계속 떼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알짜 사업인 포크 지육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포크 사업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산F&B는 포크 지육 부문 물적분할과 관련한 주주총회를 이달 26일 열고 관련 안건을 결의할 계획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최대주주가 알짜 사업을 분할 매각한다면, 상장법인은 빈껍데기만 남는다. 만약 알짜사업 분할 매각 후 대산F&B가 상장폐지된다면, 매각 대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주들이 감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산F&B는 작년 초 미스터피자를 분할 상장하면서 기존 디에스이엔이라는 사명을 바꿨다. 2020년 주식 거래가 재개된 후 사명은 MP그룹에서 MP대산, 디에스이엔, 대산F&B으로 총 3번 바뀌었다. /MP그룹 제공

대산F&B는 지난해 매출액 1288억원, 영업손실 6억3487만원을 기록했다. 대산F&B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적자 행진 중이다. 10년 전만 해도 미스터피자 영업점이 전국 400곳이 넘어 업계 1위로 승승장구했지만, 2017년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 사건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3년4개월간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2022년 12월, 페리카나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거래가 재개됐다. 당시 한국거래소가 거래 재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페리카나의 존재감이 컸다. 유사 사업을 하는 페리카나가 참여했으니 회사 정상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페리카나는 금방 빠졌다. 2022년 최대 출자자는 코스닥 상장사 옵트론텍으로 바뀌었고, 실적도 개선되지 않았다. 대산F&B는 미스터피자 사업 부문을 지난해 초 떼어낸 뒤 지분 일부를 투자조합 출자자이기도 한 사모펀드 티알인베스트먼트(TRI)에 매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수제머핀 및 커피 프랜차이즈 마노핀, 다이닝레스토랑 ‘식탁(SICTAC)’ 이대 하늬솔점을 매각했다.

정 전 회장 횡령 사건 발생 후 3년4개월간 버틴 주주들은 주식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0년 12월 7일 거래 재개 당시 2618원이었던 주가는 이달 5일 145원으로 94%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1350억원에서 1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최대주주인 ‘얼머스-TRI’에 대해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얼머스-TRI는 200억원에 대산F&B를 인수했는데, 현재 물적 분할하려는 포크 사업 부문 최근 매출은 1100억원이 넘는다. 만약 포크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면 매각 대금은 대산F&B에 들어오는데, 대산F&B가 상장폐지되면 주주들이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감시할 수 없게 된다.

이촌회계법인은 이미 내부 자금 거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대산F&B는 전 대표이사와 우호적 관계에 있는 기업과 관계자에게 35억원을 사업과 관련 없이 대여해줬다. 직전 대표이사는 임모, 김모씨로 각각 얼머스-TRI의 현 최대출자자(25.37%)인 옵트론텍의 대표, 얼머스-TRI 지분 17.41%를 소유한 전 대산포크 대표다.

여기에 임직원들이 쓴 약 7억원의 법인카드 사용액과 전 대표이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들에 지급한 용역수수료도 사업과 관련한 목적이라고 소명하지 못해 전액 대여금으로 분류됐다. 회계법인 측은 자금유용 가능성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산F&B 최대주주는 얼머스-TRI 투자조합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얼머스-TRI 주주 구성은 계속 바뀌고 있다. 이미 페리카나가 빠졌고, 옵트론텍도 이탈할 예정이다. 대산F&B 지분 10.10%를 갖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BF랩스는 지난 2월 옵트론텍과 개인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얼머스-TRI 지분 27.86%를 54억원을 주고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F랩스가 실제로 얼머스-TRI 지분을 취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일단 주식 취득 예정일이 올해 말로 한참 남았다. 진성 매각일지 의심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BF랩스도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BF랩스를 감사한 대주회계법인은 BF랩스 연결재무제표 전반에 관계기업인 대산F&B가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의견 거절 이유를 밝혔다. 대산F&B와 BF랩스의 대표이사는 진형일 대표로 같은 인물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알짜 사업 분할 및 매각이 대산F&B 상장 유지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주 매출처를 팔아버리면 상장사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진 대표는 “포크 지육 사업 분할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부가가치를 가진 도매 부분을 떼는 것”이라며 “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산F&B 측은 감사의견 거절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예정이라면서도 자금 유용에 대해선 부인했다. 회사 측은 현재 감사를 진행한 이촌회계법인이 큰 비용을 들여 재감사를 받게 하려는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물적 분할 건에 대해 회사 측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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