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영남 쏠림 심화로 ‘수도권 민심’과 더 멀어져 ‘악순환’ 우려
집권 내내 국회 주도권 상실…원내 우호 세력도 거의 없어
내부선 “의원들, 대통령 눈치 보겠나” “당이 주도권 가져야”
“패배는 제 책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관련 입장 발표를 마친 후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은 11일 22대 총선 개표 결과 지역구에서 90석, 비례대표(국민의미래) 18석을 합쳐 108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당이지만 집권한 5년 내내 국회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법안 통과부터 예산까지 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역구의 영남 쏠림이 심해 수도권 공략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차가운 민심 앞에서 큰 내홍 없이 새 지도부를 꾸리고, 당정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민의힘이 얻는 108석으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종결 등 범야권이 추진하는 입법 속도전을 막을 수 없다. 법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회의장을 원내 1당인 민주당에 내주는 것은 물론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도 민주당이 우선권을 쥐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을 때 재투표 통과를 막을 수 있는 저지선(100석)을 넘어서긴 했다. 하지만 이 저지선도 당내에서 10명 정도의 이탈표가 나오면 무너질 수 있다. 정권 후반기에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분위기에서 당내 이탈표까지 우려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원내에 우호적인 세력도 없다시피 하다. 강경보수 성향의 자유통일당은 원내 입성에 실패했고, 여당 성향 무소속 의원도 없다. 국민의힘 탈당파들이 주축이 된 개혁신당(3석)이 있지만 ‘선명 야당’을 강조하고 있어 당분간 국민의힘과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확보한 의석도 적지만 내용은 더 좋지 않다. 승부처인 수도권에선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최악의 성적을 이어갔다.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 중 16석에 그쳤는데, 이번엔 수도권 122석 중 19석이었다. 충청에서도 28곳 중 6곳만 승리했다. 지역구 의석 다수는 영남과 강원에서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수도권 민심을 아는 의원이 적다 보니 당이 더 영남 위주로 돌아가고, 점점 수도권 민심에서 멀어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원 구성에서도 ‘현역불패’ 공천에 따라 다른 때보다 초선이 적다. 그만큼 당의 개혁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기회도 적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비대위의 비대위’ 체제로 들어섰다. 차기 지도부 선출 때까지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총선 참패 원인을 논하며 저마다의 수습책들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윤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전환하고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유세의 중심에 내세웠는데, 모든 이를 범죄자와 비범죄자로 나누는 검사의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당정관계에서 당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제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대통령의 힘이 약해져 당정의 균형이 맞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 “공천도 끝났는데 의원들이 대통령 눈치를 보겠나”라며 “오히려 대통령실발 위기가 계속되면 당에서 대통령에게 탈당하라는 요구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거국 내각 구성 등 여소야대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1043 "적은 금액이라 미안"  폐지 판 돈으로 어려운 가정 어린이 선물 만든 세 아이 아빠 랭크뉴스 2024.05.06
31042 "박 대령의 부당 수사? 가장 무식한 주장" 김웅의 일타강의 랭크뉴스 2024.05.06
31041 윤 대통령, 9일 오전 취임 2주년 기자회견…“국민 오해 직접 설명” 랭크뉴스 2024.05.06
31040 [속보] 尹대통령, 9일 10시 대통령실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발표 랭크뉴스 2024.05.06
31039 '벌써 천만 눈앞' 범죄도시4‥"독과점 너무해" vs "경쟁의 결과" 랭크뉴스 2024.05.06
31038 윤 대통령, ‘채상병·김건희 의혹’ 답변 시험대…정국 향배 분수령 랭크뉴스 2024.05.06
31037 “손으로 두드리던 수박 이제는 AI가 찍는다”…함안 수박 선별장 가보니[르포] 랭크뉴스 2024.05.06
31036 국민 89% 지지에 의대증원 나섰지만…의정갈등 악화일로 "대화 물꼬터야" [尹정부 출범 2년] 랭크뉴스 2024.05.06
31035 "장윤정 나인원한남은 120억에 팔렸다"…고가주택 거래 2배로 랭크뉴스 2024.05.06
31034 ‘갤럭시 S24′ 앞세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1위 되찾아 랭크뉴스 2024.05.06
31033 [단독] 미래차 경쟁 치열한데… 부품인력은 2615명 '펑크' 랭크뉴스 2024.05.06
31032 [속보] 마크롱 "국제 정세상 EU·中 대화 어느 때보다 중요" 랭크뉴스 2024.05.06
31031 나경원 "용산 대통령, 여의도 대통령 따로 있는 정국" 랭크뉴스 2024.05.06
31030 '신상 공개' 협박해 수억 뜯은 유튜버 구속 기소 랭크뉴스 2024.05.06
31029 “대한민국 기자회견은 민희진 전후로 나뉜다”...충격 받은 홍모맨들 랭크뉴스 2024.05.06
31028 낮아지는 휴전 가능성…이스라엘 "곧 라파 군사작전" 랭크뉴스 2024.05.06
31027 野 “尹, 2주년 회견서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수용 뜻 밝혀야” 랭크뉴스 2024.05.06
31026 '시장주의 정책'으로 수출·성장 견인…내수회복·고환율은 과제 [尹정부 출범 2년] 랭크뉴스 2024.05.06
31025 인니 "KF-21 분담금 당초 합의의 ⅓인 6천억원만 내겠다"(종합) 랭크뉴스 2024.05.06
31024 헌재, 박근혜에 특활비 상납 이병기·이병호 "가중처벌 위헌" 헌법소원 기각 랭크뉴스 2024.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