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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등장은 화려했지만 퇴장은 쓸쓸했다. 당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으며 국민의힘 대표를 맡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넉달도 채 되지 않은 11일, 22대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한 위원장은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정치활동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한 위원장은 22대 총선 이튿날인 이날 오전 10시58분께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내내 입었던 붉은색 당 점퍼와 운동화를 벗고 검은 정장에 짙은 회색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그의 뒤에는 장동혁 사무총장이 홀로 배석했다. 취재진 앞에 선 한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2분간 400여자 분량의 입장발표문을 읽었다. 그는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서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30여분간 당직자 등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당사 1층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에게 “고생 많았다”며 악수를 청했다. 그가 당사 밖으로 나가 차량에 올라탈 때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부 지지자들은 “위원장님 믿습니다”라고 외쳤다.

한 위원장이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해 12월26일 정치에 입문한 지 107일 만에 ‘정치 1막’을 마감하게 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 인요한 혁신위원회 실패, 김기현 당 대표 사퇴 등 위기상황이 잇따르는 가운데 당의 ‘구원투수’로 비대위원장직에 임명됐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을 강조하며 22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외쳤지만,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300석 중 108석 확보(민주당 175석)에 그치는 등 크게 패하자 책임을 지고 이날 물러났다. 이번 총선을 치른 수도권의 한 의원은 “정부심판 여론이 강한 상태라 이·조 심판론이 먹힐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휴지기를 가진 뒤 정치활동을 이어갈 계획임을 내비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뒤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향후 계획을 갖고 있진 않고 어디서 뭘 하든 나라를 걱정하고 살겠다”고 했다.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란 물음엔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충남 당진 유세에서 “제가 선거가 끝나면 유학을 갈 거라고 아침에 누가 그러더라”라며 “저는 뭘 배울 때가 아니라 공적으로 봉사할 일만 남았다. 끝까지 제 말을 지키고 공공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정치를 계속하겠단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조만간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대위원장직이 공석이 된 국민의힘은 당헌에 따라 윤재옥 원내대표 체제로 당을 추스른 뒤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와이티엔(YTN)에서 “곧 전당대회도 있고 할 텐데 (한 위원장) 출마 얘기도 많이 나온다. 다시 당을 이끌겠다는, 주변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온다면) 그런 행보도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상 한 위원장이 몇달 뒤 있을 전당대회에 출마하긴 어렵고, 이후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나 2026년 6월 지방선거 즈음 역할을 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비록 한 위원장이 총선에서 패

하긴 했지만 총선 패배의 책임을 오로지 한 위원장에게 물을 수만은 없지 않나. 전당대회에 나서긴 어려워도 다른 방식으로 정치무대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자기 세력이 없는 한 위원장이 몇달 뒤 치를 전당대회에 나오긴 어렵다. 향후 당에서 필요로할 때 부름을 받고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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