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야당 심판론' 선거 전략 패착 지적…'용산발 악재 속 분투' 옹호론도
당권·대권 도전으로 정치행보 재개할까…'황교안 전철 밟을 것' 반론도


비대위원장 사퇴 의사 밝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4.11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류미나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의 4·10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놨다.

작년 말 '9회 말 투아웃 대타'를 자처하며 여당 수장 자리에 오른 지 107일 만이다.

그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때만 해도 여권 내 기대감은 컸다. 한 위원장이 키를 잡은 직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탔고, 여의도 문법을 탈피한 그의 언행에 지지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지지율이 정체되면서 '한동훈 효과'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한 위원장은 끝내 자신이 원톱으로 서는 선대위 진용을 꾸려 총선을 치렀다. 결국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타석을 떠나게 됐다.

정치권에선 운동권 정치 청산이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에 주력한 한 위원장의 선거 전략이 패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 심판론 바람이 불기 마련인 총선에서 집권당이 도리어 '야당을 심판하자'는 메시지를 앞세우다 보니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는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강해 패한 것이지만, 한 위원장이 공천 과정을 포함해 보여주기식 쇼에만 집중해 더 크게 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총선 참패의 책임을 한 위원장에게만 지울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근본적인 책임은 한 위원장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는 주장이 당내에 적지 않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황상무 논란, 대파값 발언 논란, 의정 갈등 등 대통령실발(發) 악재가 거듭되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의 분투로 선거운동 막판 지지층을 결집해 그나마 개헌선인 범야권 200석을 저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한 위원장이 당이 쓰러져 갈 때 와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는데 3월부터 다른 변수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한 위원장 책임이라고 할 게 아니라, 정치 경험이 없는데도 온몸을 불사른 것을 당이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이처럼 엇갈리는 만큼,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측도 분분하다.

당사 떠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2024.4.11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한 위원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비대위원장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에선 '정치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그는 총선 유세 때 여러 차례 해외 유학설 등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공적으로 봉사할 일만 남았다며 총선 이후에도 정치권을 포함한 공적 영역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때문에 한 위원장이 상당 기간의 휴식기를 거치고 나서 다시 등장해 당권이나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내 대안 부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대항마로서의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총선 패배 후유증이 가라앉고 난 뒤 한 위원장이 자기 뜻과 무관하게 여의도로 소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초선 의원은 "우리 당에서 국민적 지지를 25% 내외로 받는 사람이 있느냐"며 "이제 곧 꽃이 떨어지고 장마가 오면 봄비를 가리던 우산이 다시 생각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총선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황 전 대표도 당시 '보수의 구원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했다가 총선 참패로 사퇴했다. 그는 작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꼴찌를 했고, 이후에도 당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위원장과 황 전 대표가 각각 윤석열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출신이었다는 점도 새삼스럽게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중진 의원은 "한 위원장이 나중을 기약하는 것은 본인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며 황 전 대표처럼 한 위원장도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316 전북 김제 망해사 화재···극락전 전소 랭크뉴스 2024.04.14
8315 대구 신축아파트서 민원 폭발 "악취에 숨못쉴 지경"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4.14
8314 이 "이란 미사일·드론 200여발, 99% 요격"…곧 재보복 예고 랭크뉴스 2024.04.14
8313 "성범죄 목적" 길 가던 여성 2명 무차별 폭행 20대 구속 랭크뉴스 2024.04.14
8312 윤 대통령에겐 ‘벼랑 끝 기회’…권력 나누는 대연정을 랭크뉴스 2024.04.14
8311 한국서 수출한 소형 SUV 덕분에 ‘대박’난 미국 GM 랭크뉴스 2024.04.14
8310 현대차그룹, 충전 케이블 꽂기만 하면 충전·결제 모두 되는 서비스 렌터카에 도입 랭크뉴스 2024.04.14
8309 이스라엘 전역 폭발·경보음…"이란 공격에 소녀 1명 중상" 랭크뉴스 2024.04.14
8308 중대 재해 위반 대표에 징역 2년…‘두 번째 실형’에 산업계 초긴장 [민경진의 판례 읽기] 랭크뉴스 2024.04.14
8307 미국 “이스라엘 안보 지지…이스라엘 편에서 대응할 것” 랭크뉴스 2024.04.14
8306 전북 김제 망해사 대웅전 화재로 전소 랭크뉴스 2024.04.14
8305 음주운전으로 반대편 차 급정거 유발해 인명피해 발생 70대 실형 랭크뉴스 2024.04.14
8304 이란, 이스라엘 본토 첫 보복공격…드론·미사일 대규모 공습(종합2보) 랭크뉴스 2024.04.14
8303 [속보] 이스라엘군 "이란, 미사일 수십발…대다수 국경밖 요격" 랭크뉴스 2024.04.14
8302 “벌써 여름”…서울 낮 최고 30도 랭크뉴스 2024.04.14
8301 ‘유느님’ 영향력은 어디까지?…‘국민 MC’ 유재석의 위상과 매력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랭크뉴스 2024.04.14
8300 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 개시 랭크뉴스 2024.04.14
8299 “이스라엘 상공서 폭발음과 사이렌 소리 들려” 랭크뉴스 2024.04.14
8298 "제대로 안 해?" 점 보러 온 부부 '가스라이팅'한 승려…6살 아들 폭행도 랭크뉴스 2024.04.14
8297 이란, 이스라엘에 ‘드론·미사일’ 대규모 공습… ‘전면적 확전’으로 가나 랭크뉴스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