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환율, 하루만에 9.2원 올라… 1364.1원 마감
1년 5개월만에 최고… “美 물가 서프라이즈 영향”
연준 ‘6월 인하’ 기대 ‘뚝’… “强달러 당분간 지속”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60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도 부각되면서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364.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시기는 연준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금리를 급격히 올릴 때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미국의 3월 물가가 또다시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4% 오르면서 시장전망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예상치(3.4%)를 웃돈 3.5%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시장 전망을 웃돌고 있다.

특히 식품과 에너지, 주택가격을 뺀 물가지수인 ‘초근원(super core·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65%, 전년 동월 대비 4.8% 오르면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초근원 물가는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보다도 변동성이 낮아 연준이 주목하는 지표다.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면 물가를 관리해야 하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다. 10일(현지 시각) 공개된 연준의 3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의 6월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3.0%로 예상하고 있다. 전날(42.6%)의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달러화 지수도 일제히 상승세다. CPI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104선에서 머물던 달러화 지수(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는 현재 105선을 돌파했다. 달러·엔 환율은 153엔을 돌파하면서 1990년 6월 후 약 3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면서 “유럽은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어 달러 강세 기조가 2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흐름대로라면 원·달러 환율은 1380~1385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최온정 기자 [email protected]